'마지막 날 반전' 이끈 이승현 "손가락 다치니 슛이 들어가네요"

입력 2019-03-19 22:45  

'마지막 날 반전' 이끈 이승현 "손가락 다치니 슛이 들어가네요"
"PO 진출은 팀원들 덕분…묵묵히 포지션 변경 받아들여 준 진수형 고맙다"



(고양=연합뉴스) 박재현 기자 = "손가락을 다쳤더니 오히려 슛이 잘 들어가네요"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의 이승현은 멋쩍은 표정으로 웃으며 말했다.
오리온은 19일 경기도 고양체육관에서 펼쳐진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kt를 86-80으로 꺾었다.
이날 전주 KCC도 인천 전자랜드를 이기고 단독 4위를 확정하면서 오리온은 kt를 제치고 5위로 정규리그를 마치게 됐다.
승리의 일등공신은 '두목 호랑이' 이승현이었다.
이승현은 이날 3점 슛 5개를 포함해 21점을 몰아치며 맹활약했다.
1쿼터에만 3점 포 3개를 꽂아 넣은 이승현의 활약을 앞세워 오리온은 고질적인 '1쿼터 부진'을 떨쳐내고 kt를 잡았다.
오리온의 추일승 감독은 "오늘 우리 빅맨들이 슈터가 된 것 같았다"며 "이승현이 초반에 자신감 있는 슈팅으로 스타트를 잘 끊어줬다"고 칭찬했다.
이승현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전 게임에서 슛 쏘는 손가락을 다쳤다"며 "연습 때 손끝에 걸리는 감은 별로 좋지 않았는데 경기에서 오히려 슛이 잘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어 "발목도 지금 안 좋은 상태인데 플레이오프전 휴식 기간에 잘 쉬면서 컨디션을 조절하겠다"고 덧붙였다.
시즌 초반 선수들의 연이은 부상으로 10연패에 빠져 8위까지 추락했던 오리온은 중반 이후 반등에 성공해 '5할 승률'을 달성했다.
여기에는 시즌 도중 군 복무를 마치고 팀에 합류한 이승현의 공도 컸다.
이승현은 겸손했다. "내가 한건 팀원들이 만들어놓은 순위를 유지한 것뿐"이라며 "동료들이 10연패 이후 팀을 너무 잘 끌어올려 줬다"고 팀원들을 칭찬했다.
이어 "팀이 10연패에 빠졌을 당시, 걱정스러운 마음에 군대에서 (허)일영이 형한테 전화했는데, 그때 형이 어떻게든 순위를 올려놓겠다고 나를 안심시켰다"며 "그 말을 실현해준 일영이 형에게 고맙다"고 전했다.



이날 오리온에서는 최진수도 16득점으로 활약하며 팀의 승리를 도왔다.
이승현의 복귀 이후 스몰 포워드로 포지션이 바뀐 최진수는 한때 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며 부진했지만, 시즌 후반 경기들에서 점차 기량을 끌어 올리며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도왔다.
이승현은 "나 때문에 진수형 포지션이 바뀌었는데, 진수형이 아무 말도 안 하고 묵묵히 팀을 잘 도와줬다"며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5위를 확정한 오리온은 6강 플레이오프에서 KCC와 맞붙게 됐다.
시즌 전적에서는 2승 4패로 오리온이 열세다.
이승현은 "오랜만에 다시 플레이오프에서 KCC와 만나게 되니 기분이 묘하다"며 "(이)정현이의 형의 공격력이 워낙 좋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한 수비에 집중하고 우리의 장점을 살리는 경기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오리온의 주장 허일영은 "어느 팀과 맞붙느냐보다는 우리가 어떤 경기력으로 올라가느냐가 중요했는데, 최근 경기들에서 안 좋은 경기력이 나아져서 다행"이라며 "플레이오프는 단기전이고 분위기 싸움이기 때문에 최근 기세를 살려서 밀어붙인다면 좋은 경기를 할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오리온은 오는 23일 전주에서 KCC와 6강 플레이오프 1차전을 치른다.
traum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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