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폭스서 독립한 루퍼트 머독과 친분 작용한 듯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가정에 충실하겠다며 정계를 은퇴한 공화당 출신 폴 라이언(49) 전 미국 하원의장이 폭스뉴스의 모회사인 폭스 코퍼레이션 이사진에 합류했다고 CNN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라이언 전 의장은 4명으로 구성된 폭스 코퍼레이션 이사회의 일원으로 선임됐다.
줄여서 '폭스'라고 하는 폭스 코퍼레이션은 디즈니가 21세기폭스의 영화스튜디오·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인수함에 따라 21세기폭스에서 떨어져 나간 기업으로 한때 미디어 황제로 불리던 루퍼트 머독이 실권을 행사한다.
머독 가문은 21세기폭스에서 폭스뉴스만 분리해 독자 경영하기로 디즈니 측과 합의했다. 폭스의 경영은 루퍼트 머독의 장남 라클란 머독이 맡게 된다. 루퍼트 머독은 공동회장 지위를 유지한다.
폭스는 디즈니와의 계약 완료에 따라 20일 자로 독립회사가 된다.
라이언이 폭스 이사회에 들어간 배경은 루퍼트 머독과의 오랜 친분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CNN은 해석했다.
루퍼트 머독은 일찌감치 라이언을 대선 후보감으로 치켜세우며 평소 높이 평가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에서는 폭스뉴스와 공화당의 돈독한 관계를 입증하는 사례라는 분석도 나왔다.
브렌던 나이언 미시간대 교수는 CNN에 "공화당-폭스뉴스 합병이 공식화하는 느낌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애청하면서 줄곧 응원해왔는데, 폭스가 이번에 라이언을 이사회에 앉혔다"라고 말했다.
다른 이사 중에는 자동차 경주 포뮬러원 CEO를 지낸 체이스 캐리가 눈에 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자료에는 21세기폭스 이사는 연간 30만 달러(3억4천만 원) 이상의 연봉과 상당한 규모의 스톡옵션 등을 받는 것으로 나와있다. 폭스가 라이언에게 연봉을 얼마나 제시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1998년 위스콘신주 하원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라이언은 연방하원에서 내리 10선에 성공했으며 2015년 미 의정 사상 최연소 하원의장이 됐다.
40대 기수로 불리며 차기 대권 주자로 여겨져 온 라이언은 작년 4월 '주말 아빠' 노릇만 하는 건 싫다면서 중간선거 불출마를 포함해 정계 은퇴를 선언, 미 정가에 충격을 던졌고 작년말 의회 회기가 끝나면서 물러났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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