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발화지점 301호 거주자 폐암 사망…'공소권 없음'
'허위공문서 작성' 소방공무원 2명도 기소의견으로 넘겨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서울 종로경찰서는 지난해 11월 7명의 사망자를 낸 종로구 국일고시원 화재 참사와 관련해 최초 발화지점인 301호 거주자 A(73) 씨, 고시원 원장 구모(69) 씨 등 4명을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2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전열기 사용 부주의로 화재를 낸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A씨를 중실화 및 중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해 수사해왔으나 A씨가 지난달 26일 지병인 폐암으로 사망해 불기소(공소권 없음) 의견으로 송치했다.
A씨는 사고 당일 새벽 전기난로를 켜두고 화장실에 다녀왔더니 방에 불이 나 있었고, 이불로 덮어 끄려다가 오히려 더 크게 번져 탈출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역시 301호에서 불이 시작했다는 감식 결과를 경찰에 통보했다.
경찰은 고시원장인 구씨의 경우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경찰 관계자는 "화재 최초 목격자가 건물의 비상벨을 눌렀으나 벨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큰 인명피해로 이어졌다"며 "고시원장으로서 소방안전시설 유지·관리 의무를 소홀히 한 과실이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또 화재 발생 전 소방시설 점검 과정에서 주요 시설 작동 여부 등을 실제로 확인하지 않고 '특이사항 없음'으로 결과 보고서를 작성한 혐의(허위공문서 작성)로 소방공무원 2명을 입건해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경찰은 이들이 지난해 소방 점검을 할 당시의 폐쇄회로(CC)TV 자료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소방 점검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현장 점검이 이뤄진 후 6개월 뒤에 화재가 발생한 만큼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없다고 보고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를 적용하지는 않았다.
지난해 11월 9일 오전 5시께 국일고시원 건물에서 불이 나 거주자 7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kih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