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경제부총리 정례보고 이례적 공개…경제활력 제고 '안간힘'

입력 2019-03-20 16:34  

靑, 경제부총리 정례보고 이례적 공개…경제활력 제고 '안간힘'
문대통령, 고용지표 개선에도 "민간부문 부진하다" 채찍질
규제혁파·혁신성장 재차 강조…추경 급물살 탈지 주목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청와대가 제2차 북미정상회담 등을 전후해 외교·안보로 쏠려 있던 국정 운영의 무게추를 다시금 민생과 경제 분야로 옮기고 나선 분위기다.
북미정상회담 결렬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긴 호흡이 필요한 난제라는 것이 한층 분명해진 상황에서 국정의 또 다른 목표인 경제활력 제고가 동반 부진에 빠져선 안 된다는 인식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20일 오전 청와대에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부터 1시간 30분 동안 주요 경제 현안을 보고받았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은 최근 경제동향 및 대응, 2020년 예산안 편성지침, 예비타당성조사 제도 개편 방안, 규제입증 책임 전환 시범추진 결과 등을 보고받았다"고 전했다.
홍 부총리는 취임 후 격주 단위로 문 대통령에게 경제 현안과 관련해 정례보고를 해왔고, 이날 보고 역시 그 일환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그동안 문 대통령의 별도 지시 등이 없으면 좀처럼 정례보고와 관련한 브리핑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보고만큼은 사흘 전에 그 일정을 언론에 공개하며 문 대통령의 '경제 현안 챙기기'를 알리는 데 적극적이었다.
문 대통령과 청와대의 이런 행보는 일부 통계지표가 개선 흐름을 나타내는 등 경제가 조금씩 호조의 기미를 보이는 상황에서 국정 역량을 집중해 경제활력을 눈에 띄게 제고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문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세계 경제 전망이 어두운 가운데서도 우리 경제가 올해 들어 여러 측면에서 개선된 모습을 보이는 것은 다행스럽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다만, 문 대통령으로서 우려스러운 대목은 지표가 반영하지 못하는 현장의 목소리라고 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다양한 정책 수단으로 제조업 혁신을 지원하고 있지만 현장의 체감도는 낮다"며 "전통 주력 제조 분야 고용 부진이 계속되는 것은 우리 경제의 가장 어려운 점"이라고 지적했다.
지난달 취업자가 26만여 명 늘며 1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인 것을 두고도 의견이 엇갈린다.
정부는 고용시장이 활기를 띠는 것으로 분석했으나 일각에서는 일자리사업 정책 영향에 따른 노인 취업의 기록적 증가일 뿐, 제조업 등 주요 산업에서는 여전히 일자리가 줄었다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 역시 홍 부총리로부터 보고받는 자리에서 "2월 중 고용 증가세가 확대됐으나 민간부문 일자리 확충이 부진하다"며 지표에 나타나지 않는 문제점을 짚었다.
결국, 단기적 지표 개선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성장에 필요한 경제 체질 개선이 필요한 상황에서 다시 한번 규제개혁과 혁신성장 등 정부의 핵심 경제 기조의 중요성을 역설했다고 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이 "최근 나타난 경제주체의 심리 개선이 지속하고 구체적 성과로 이어지도록 경제활력 제고와 고용상황 개선에 매진해달라"고 '채찍질'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문 대통령은 21일 혁신금융비전 선포식 참석하는 데 이어 이번 주 중 지역경제 현장을 찾는 등 잇따른 경제 행보를 예고하기도 했다.
이와 맞물려 주목되는 부분은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여부다.
김 대변인은 "추경의 경우 미세먼지 대응, 국제통화기금(IMF)의 정책권고 등과 관련해 개략적 논의가 있었다"고 전했다.
IMF 연례협의 한국 미션단은 지난 12일 한국 정부가 성장률 목표를 달성하려면 약 9조 원 규모의 대규모 추경 예산을 편성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미세먼지 대책 추진에 필요한 재원 확보는 물론, 경제주체의 개선된 심리를 이어가는 등 경제활력 제고에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문 대통령이 추경을 결단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kj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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