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5보안대 원형 보존해야" 5·18 피해자 한목소리

입력 2019-03-20 16:47  

"505보안대 원형 보존해야" 5·18 피해자 한목소리


(광주=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505보안부대로 끌려가 고문을 당한 피해자들은 '505보안부대 옛터'를 원형 그대로 보존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20일 5·18기념재단이 주최한 '505보안부대의 보존과 활용방안을 위한 긴급 토론회'에 참석한 505보안부대 고문 피해자 송희성씨는 "지금까지 505보안부대 얘기만 들으면 손이 떨리고 가슴이 두근거려 힘들었다"며 "인근 거리를 지날 때면 고개를 돌리고 지나갔을 정도"라고 말했다.
송씨는 "서대문형무소에 가보면 펜촉으로 손톱 밑을 고문하는 모습이 재연돼 있는데 그런 모습을 보면 내 몸이 고통받는 것처럼 독립운동가들을 간접 체험할 수 있다"며 "505보안부대도 마찬가지로 그 역사를 그대로 보여줄 수 있도록 원형 그대로 보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505보안부대 고문 피해자라고 밝힌 김준태씨는 "505보안부대 지하실은 사람들로 꽉 차 있어서 옥상에 텐트를 쳐 놓은 곳에 갇혀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이곳은 5·18을 폭도로 몰아간 신군부의 음모가 시작된 곳"이라며 "505보안부대의 실체를 보여줄 수 있다면 5·18의 진실이 그대로 보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오늘날 한국의 (건축) 공법은 대단한 수준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예전의 모습 그대로 살려내야 한다. 리모델링은 의미 없다"고 말했다.
5월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 역시 원형이 훼손된 전남도청 사례를 우려하며 원형 보존을 강하게 요구했다.
정춘식 유족회장은 "(도청 사례와 비슷하게) 건물을 예술적으로 승화시킨다며 원래의 모습을 변경시키는 일은 더 이상 일어나면 안 된다"며 "논의 과정에도 5월 단체를 포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발제에 나선 전남대학교 5·18연구소 최정기 교수와 조선대학교 민주평화연구원 이건근 교수 역시 원형 보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이 교수는 "보안부대 터는 5·18 진상규명이 가장 덜 된 장소"라며 "앞으로 이뤄질 5·18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와 함께 보존과 활용방안이 논의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희생자들의 아픔과 선행을 기억하고 그 정신을 계승하는 프로그램을 고안해 국내외 방문객들에게 유명한 다크 투어리즘 명소로 삼아야 한다"며 "여기에서 하는 교육은 보안부대의 역사성을 얘기하는 것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in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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