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토익 공부보다 돈 공부'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 유교적 '사농공상'의 계급의식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한국 사회는 여전히 '사'자 들어간 직업을 선호한다. 의사, 변호사, 판검사….
하지만 신간 '토익 공부보다 돈 공부'(한스미디어)를 펴낸 이권복(필명 꿈꾸는 자본가)은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선 '사'보다 '주(主)가 돼야 한다고 역설한다. 기업주, 건물주처럼 무언가를 소유하고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저자는 특히 부자가 되고 싶다면 "종(從)의 마인드가 아니라 '주'의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남들이 다 하는 것처럼 열심히 토익 공부해 봐야 '주'의 밑에서 부품처럼 일하다 퇴직하면 불안한 노후만 남을 것이라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그래서 저자는 토익 공부나 직장 업무에만 매달리는 '모범생'의 삶 대신 돈 공부를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토익 공부에 매달린 열의와 노력을 재테크에 투자한다면 훨씬 나은 인생이 우리를 기다릴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돈 공부나 돈 모으기에 열심히 매달리는 것을 왠지 부끄러워하거나 꺼리는 것 역시 치부를 천시한 유교 문화 영향을 받은 것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돈 얘기를 꺼리지만 사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건 돈이다. 돈이 없으면 체면조차 차리기 어려워서다.
저자에 따르면 욜로(Yolo)니 소확행이니 하는 말이 유행하지만 사실 진짜 자유는 경제적 자유다.
한국인의 노동 시간은 세계 최상위권이고, 죽어라 공부해 명문대를 나와봐야 또 죽어라 일해야 한다. 하지만 노후가 확실히 보장되지는 않는다. 이른바 '모범생의 역설'이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러한 '패러독스'에 빠져 고민한다.
저자는 삶의 품위를 지키고 돈으로부터 자유로운 상태가 되는 것이 '진정한 자유'라고 강조한다. 세계적 베스트셀러가 된 '부의 추월차선'에서 저자 엠제이 드마코도 하루라도 빨리 부자가 돼 인생을 자유롭게 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부자가 되는 방법은 '소극적 소득'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일해서 버는 적극적 소득 대신 자본으로 구축한 시스템이 돈을 벌어들이는 소극적 소득이 낫다는 것이다. 시간과 규모의 법칙에 근거한 소극적 소득 얻기는 시간의 자유를 주고 고된 노동과 노후의 불안함에서 해방되는 방법이다.
이런 소극적 소득 추구를 위해 우리나라에서 보통 사람들이 할 수 있는 방법은 창업, 부동산 투자, 주식 투자 세 가지다. 특히 부동산 투자는 전문지식이 떨어지는 평범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최적의 돈벌이 수단이다. 게다가 부동산은 우리나라처럼 국토가 좁고 인구가 많은 나라에서 다이아몬드처럼 희소성을 갖는다. 많은 사람이 부동산 투자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책의 요점은 결국 돈이 돈을 번다는 얘기여서 지나치게 자본주의적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다만 비판은 가능해도 이런 논리가 현실 세계에서 진실로 통용됨을 부인하긴 어려워 보인다.
소극적 소득을 올리는 시스템을 만들려면 자본, 즉 종잣돈이 필요하다. 이를 마련하려면 일단 소비 습관부터 고쳐야 한다. 저자는 소득을 늘리는 것보다 소비를 줄이는 것이 초기 자본을 모으는 데 훨씬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말한다.
책은 '복리의 마법'이나 금리에 대한 이해, 주식과 부동산 투자 원칙 같은 치부를 위한 구체적 방법도 제시한다. 예컨대 장기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의 투자 2대 원칙도 등장한다. 제1원칙 : 절대로 돈을 잃지 말라. 제2원칙 : 절대로 제1원칙을 잊지 말라. 332쪽. 1만4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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