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노총 "과적 아닌데 단속됐다"고 항의
(김천=연합뉴스) 박순기 기자 = 전국노총 노조원들이 한국도로공사 앞에서 확성기를 사용하며 밤샘 시위를 벌여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전국노총 노조원 10여명은 19일 오후 3시부터 20일 오후 4시까지 13시간 동안 경북 김천시 혁신도시 내 한국도로공사 정문 앞에서 확성기를 사용하며 시위를 했다.
19일 정오께 한 노조원이 25t 화물차에 물건을 싣지 않은 채 영업소를 통과했는데도 과적 차량으로 적발된 점에 항의하기 위해서였다.
노조원들이 한국도로공사 정문 앞에 세워둔 트럭에서 확성기로 밤새 노동가를 틀며 시위를 벌이는 바람에 정문 앞 맞은편의 아파트 2개 단지 1천142가구 주민 상당수가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
영무아파트 주민 대표 곽모씨는 "밤새 노동가를 틀어 밤에 잠을 못 잤다"며 "고교 3학년 아들이 밤새 지쳐 등교하면서 화를 냈다"고 말했다.
노조원들은 집회시위법의 야간 소음기준 60㏈ 이하(주택지 기준)를 어기지 않도록 소리를 올렸다가 내리는 방법을 사용했다고 주민은 설명했다.
측정 방식이 10분간의 평균값을 내게 돼 있어 2∼3분간 소리를 높이고 7∼8분간 소리를 낮춰 평균값을 60㏈ 이하로 맞췄다는 것이다.
밤새 김천경찰서와 율곡동파출소에는 수백 통의 항의 또는 신고가 접수됐으나 경찰은 불법이 아니라는 이유로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
참다못한 주민들은 '전국노총 건설인노동조합의 시위행태를 고발합니다'란 제목으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렸다.
이낙선 건설인노조 정책실장은 "한 노조원이 25t 화물차에 물품을 싣지 않고 고속도로 계측기를 통과했는데 과적으로 단속됐다"며 "한국도로공사가 계측기 불안정을 인정하지 않아 시위했다"고 했다.
이어 "주민에게 피해를 주려고 한 것은 아니고 시선을 끌기 위해 확성기를 이용했고, 이는 노조 전술 중의 하나"라고 말했다.
한국도로공사는 19일 오후 노조와 대화를 했지만, 노조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고 퇴근하는 바람에 사태를 키운 것으로 나타났다.
노조원들은 한국도로공사 측이 "다시 검사하겠다"는 답변을 듣고 20일 오후 5시께 해산했다.
park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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