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미국 식품의약청(FDA)이 사상 최초로 산후우울증 치료제를 승인했다.
FDA는 미국 바이오제약회사인 세이지 세러퓨틱스(Sage Therapeutics)가 개발한 산후우울증 치료제 줄레소(Zulresso)를 승인했다고 CNN 뉴스 인터넷판 등이 20일 보도했다.
줄레소는 성분이 호르몬 알로프레그나놀론(allopregnanolone)과 화학적으로 동일한 브렉사놀론(brexanolone)으로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인 감마 아미노부트리산(GABA:γ-Aminobutyric acid)에 작용해 출산 때 교란된 뇌의 균형을 회복시킨다.
줄레소는 효과가 빠르고 한 번 치료로 끝난다. 그러나 값이 비싼 데다 허가된 병원에 입원해서 전문의료요원에 의해 60시간 동안 계속해서 정맥주사로 투여해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산후우울증 여성 2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두 차례의 3상 임상에서는 정맥주사 시작 후 몇 시간 안에 우울 증상이 완화됐고 이러한 효과는 한 달 반까지 지속됐다. 혈중 농도를 유지하기 위한 유지용량(maintenance dose)은 필요 없었다.
전체적으로 60시간의 정맥주사 후 임상시험 참가 여성의 75%가 우울 증상이 최소한 50% 이상 호전돼 임상적 우울증에서 벗어났다.
이러한 효과가 나타난 여성은 94%가 이후 30일간의 관찰 기간 중 우울 증상이 재발되지 않았다.
효과는 산후우울증이 아주 심한 여성에게서 가장 크게 나타났고 증상이 덜 심한 여성에게서는 중등도(moderate)의 효과가 나타났다.
가장 잦은 부작용은 두통(15.7%), 현기증(13.6%), 졸림(10.7%)이었다.
줄레소는 표시가격이 병(vial)당 7천450달러로 한 번의 치료 코스에 소요되는 비용은 공제가 없을 때 3만4천 달러다.
듀크대학 의대 정신과 전문의 마리아 월드 박사는 줄레소 사용이 상당히 불편하기는 하지만 산후우울증이 새로 태어난 아기를 돌보는 데 위험한 장애가 되는 여성에게는 그만한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논평했다.
출산 여성 9명 중 한 명꼴로 발생하는 산후우울증은 심한 경우 태어난 아기를 돌보지 않고 아기를 해칠 수 있으며 자살 생각을 하게 될 수도 있다.
세이지 사는 또 다른 산후우울증 치료제(SAGE-217)를 개발 중이다. 이 치료제는 사용이 간편한 경구용으로 임상시험에서 의식 상실 같은 부작용이 없이 우울증을 신속하게 진정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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