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언론 "대북 대응·미일 무역협상 등 협의 목적"
트럼프, 5월 국빈 방일·6월 오사카 G20 참석 예정
(도쿄=연합뉴스) 김정선 특파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내달 하순 미국을 방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는 방안에 대해 조율에 들어갔다고 교도통신이 21일 전했다.
교도는 미일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하고, 이번 회담이 이뤄지면 지난달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성과 없이 끝난 데 따른 대북 대응 기조와 내달 시작될 미일 간 무역협상에 관해 협의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베 총리의 방미가 실현되면 지난해 9월 유엔 총회 참석 이후 처음이 된다. 미일 정상회담으로는 지난해 11월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뤄진 회담 이후 처음이다.
일본 측은 현재로선 아베 총리가 내달 26~27일께 미국을 방문하는 방안을 놓고 미국 측과 조정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는 "이 시기에는 미중 정상회담에 열릴 가능성도 있다"며 이 때문에 아베 총리가 유럽을 먼저 순방한 뒤 방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미일 정상회담에선 북한 문제와 관련, 향후 대응 방침을 조정하면서 완전한 비핵화가 실현되지 않는 한 제재를 유지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할 것으로 교도는 예상했다.
회담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이는 미일 간 무역협상에 대해선 현재 양측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미국 측은 일본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 들어갈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일본 측은 여기에 서비스 분야가 포함되지 않는다며 FTA가 아닌 '물품무역협정'(TAG)이라고 주장해 왔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경제재생상은 내달 무역협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무역협상이 양국 입장 차이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상회담을 통해 이를 원활하게 추진하려는 일본 측 의도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회담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5월 26~28일 일본 방문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아키히토(明仁) 일왕은 4월 30일 물러나고 5월 1일 나루히토(德仁) 왕세자가 왕위를 승계할 예정인데,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새 일왕을 처음으로 만나는 국빈이 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6월 오사카(大阪)에서 열릴 G20 정상회의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이 때문에 내달 아베 총리의 방미 일정이 확정되면 아베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은 5월, 6월을 포함해 3개월 연속 정상회담을 하게 된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베 총리의 이번 방미는 일본 측이 요청한 것이다.
아사히는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되자 일본 측이 트럼프 대통령이 방일하는 5월까지 기다리지 않고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와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문제 등에 대해 미국과의 연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베 총리로선 오사카 G20 정상회의 개최를 앞두고 무역 문제에 있어서 미국 이익 관철에 주력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고립되거나 현안이 있는 다른 나라와 대립하는 사태를 피하기 위해 사전에 조율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의 방미가 이뤄지면 트럼프 대통령이 소유한 플로리다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만나는 방안도 나오고 있다고 마이니치신문은 덧붙였다.
j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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