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김종규, kt 양홍석에 "패기만 갖고 했다간 나처럼 털릴 수도" 조언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프로농구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각 팀 선수들이 저마다 재치있는 각오와 우승 공약을 내놨다.
21일 서울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2018-2019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6개 팀을 대표해 나온 선수들은 플레이오프에 출전하는 각오를 여섯 글자로 표현했다.
고양 오리온의 이승현은 "감독님께 죄송하다"고 먼저 운을 뗀 후 "일승 말고 우승"이라는 각오를 전했다. 옆에 앉은 추일승 고양 오리온 감독은 멋쩍은 표정으로 웃었다.
전주 KCC 이정현도 감독 이름을 활용했다.
그러나 "우승이 오그먼"이라는 재치 있는 이정현의 말은 스테이시 오그먼 감독에게 영어로 통역되긴 너무 어려웠다.
'양궁 농구'의 대표주자인 부산 kt의 양홍석은 "양궁 준비됐나"라고 선전포고를 했고, 오랜만에 봄 농구를 치르는 창원 LG의 김종규는 "창원에 봄바람"을 약속했다.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울산 현대모비스의 이대성은 "7전 전승 우승", 인천 전자랜드 박찬희는 "아무나 올라와"라는 말로 1, 2위의 자신감을 드러냈다.
우승 공약도 남달랐다.
이대성이 "우승하면 현대차를 타고 울산을 한 바퀴를 돌고 싶다"며 모기업을 의식한 발언을 하자 박찬희도 "인천 전자랜드 매장에서 한 달간 일하겠다"고 했다.
이에 질세라 김종규는 "창원 LG전자에서의 한 달 아르바이트"를 약속했고 이정현은 한 달은 자신 없는 듯 "전주 KCC 공장에서 하루 인턴 정도 하겠다"고 '현실적인' 약속을 했다.
이승현은 사비로 과자 1천만원어치를 사서 학생들에게 주겠다고 했고, 양홍석은 해운대에서 팀 동료들과 미니 콘서트를 열겠다고 했다.
이날 미디어데이 행사에는 LG 김종규가 플레이오프 무대에 처음 서는 kt 양홍석에게 경험에서 우러난 '애정 어린' 조언을 하기도 했다.
김종규는 "패기와 자신감만 갖고는 안 된다"며 "4년 전에 내가 누구보다 패기 있게 했다가 영혼까지 털렸다"고 말했다.
김종규는 4년 전 챔피언결정전에서 덩크에 성공한 후 잔뜩 기세가 올라 상대 현대모비스 선수를 향해 거수경례 세리머니를 했다가 테크니컬 파울을 당했다. 그해 우승은 현대모비스에게 돌아갔다.
패기 말고 무엇이 더 필요하냐는 양홍석에 질문에 김종규는 "한 번 정도는 털려봐야 깨닫게 될 것"이라며 "내가 신인 드래프트에서 'KBL을 뒤집겠다'고 했다가 뒤집혔다. 홍석이도 한 번 뒤집혀봐야 '이게 프로의 세계구나' 깨달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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