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기둔화·그림자 금융 규제에 자금조달 어려워
(서울=연합뉴스) 김치연 기자 = 지난해 중국 회사채 디폴트(채무불이행) 규모가 전례 없는 수준으로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싱가포르개발은행(DBS)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중국 기업이 갚지 못한 위안 표시채권은 1천196억 위안(20조1천813억원)으로 전년 대비 4배 급증했다고 미국 CNBC 방송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본 노무라도 지난해 중국 기업이 갚지 못한 위안 표시채권 규모가 1천596억 위안으로 전년 추정치보다 4배가량 높아졌으며 미국 달러 표시채권 채무불이행 규모도 70억 달러(7조8천939억원)로 늘었다고 발표했다.
DBS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에너지 부문 기업은 464억 위안 규모의 채무를 갚지 못했다. 이는 전체 위안 표시채권 채무불이행 규모의 약 40%에 달하는 것이다.
에너지 부문 기업 다음으로는 소비재 기업들의 채무불이행 규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DBS는 3조5천억 위안(590조5천900억원) 규모의 회사채가 올해 만기를 앞두고 있다며 "줄어든 리스크 선호 추세와 만기를 앞둔 채권 규모가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망은 밝지 않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경기 둔화와 당국의 금융 규제로 인해 경색된 자금 상황이 중국 기업들의 전례 없는 '빚 폭탄'의 주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중국 상업은행들이 민간기업 대상 대출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상황에서 중국 당국이 민간기업들의 유동성을 공급해주던 그림자 금융에 규제를 가한 것이 채무불이행 규모 급증을 불러왔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림자 금융이란 은행이 아닌 비은행 금융회사에서 취급하는 각종 대출이나 담보 제공 등 신용중개를 의미한다.
아베르딘 스탠더드 인베스트먼트의 아시아 채권투자 매니저 에드먼드 고는 "과거에는 그림자 금융 대출에 대한 규제가 그리 강하지 않아 민간기업들이 채권을 발행할 수 없을 때 이에 기댈 수 있었다"며 "하지만 중국 정부가 2017년부터 그림자 금융에도 규제를 가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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