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프로배구 챔피언결정전 1차전서 격돌
(인천=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여자 프로배구 한국도로공사의 김종민 감독은 경기 직전까지도 선발 라인업을 결정하지 못했다.
21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는 2018-2019 V리그 여자부 피날레를 장식할 챔피언결정전이 시작된다.
정규리그 우승팀 흥국생명과 2위 도로공사가 왕좌를 놓고 챔프전 1차전에서 격돌한다.
체력 면에서는 흥국생명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디펜딩 챔피언' 도로공사는 힘겹게 플레이오프를 통과했다. GS칼텍스와 김천-서울-김천을 오가며 5일 동안 3경기, 무려 15세트의 혈전을 펼쳤다.
도로공사는 체력이 바닥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하루만 쉬고 챔프전에 나선다.
반면 흥국생명은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 지은 지난 9일 이후 11일간 이어진 긴 휴식시간을 즐겼다.
김 감독의 고민도 여기에서 비롯한다.
5전 3승제의 챔프전에서 1차전부터 베스트 전력으로 맞붙기에는 플레이오프에서의 출혈이 너무 심했다.
경기 전에 만난 김 감독은 "선발 라인업은 아직도 고민 중"이라며 "결정을 못 했다"고 말했다.
시리즈를 길게 보면 1차전에서 힘을 아끼는 게 이득이다.
1차전 패배는 아쉽겠지만 대신 주전들이 사실상 사흘간의 휴식을 얻을 수 있어서 2차전부터는 충분히 해볼 만하다.
반대로 1차전부터 주전들을 가동했다가 경기를 내주면 체력을 회복할 시간도 벌지 못하고 일찍 시리즈가 막을 내릴 수 있다.
그런데 변수가 생겼다. 주전들이 1차전부터 뛰겠다는 의지가 워낙 확고해서 김 감독은 깊은 고민에 빠졌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뛰겠다는 의지가 너무 강하다"며 "머리로는 이해가 되는데, 몸이 안 받쳐주면 어려운 상황이 될 수 있어서 신중하게 고민을 하고 결정을 하려고 한다"고 소개했다.
김 감독은 만약 1차전에서 주전들을 쓴다고 해도 경기 상황에 따라 비주전들을 투입하는 등 유연하게 전술을 펼 계획이다.
김 감독은 "지금 구상은 최대한 버티면서 시리즈를 길게 끌고 가야 할 것 같다"며 "그래도 우리 선수들이 상대하기에는 GS칼텍스보다 흥국생명이 편하다"고 했다.
그는 "GS칼텍스는 플레이가 빠르고 양쪽 사이드 공격이 강해서 우리 센터들이 블로킹하거나 수비하기 힘들었다"며 "반면 흥국생명은 높이를 활용한 플레이를 주로 해서 그 점에서는 수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또 "체력은 지칠 대로 지친 상황이지만 똘똘 뭉쳐 있다. 그 부분에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이 장기전을 구상하는 것에 반해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속전속결로 시리즈를 끝내겠다며 의욕을 보였다.
박 감독은 "체력적으로 우리가 유리한 건 맞지만 도로공사 선수들은 배구를 잘하는 선수들이다. 기회가 오면 놓치지 않는다"고 했다.
박 감독은 "상대가 주전을 기용하든, 비주전을 기용하든 우리가 우리 플레이를 잘해야 이길 수 있다"며 "우리가 이기고 빨리 챔프전이 끝났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그는 "무엇보다 우리는 서브가 잘 들어가야 하고, 블로킹이 잘 돼야 한다"며 "(베레니카) 톰시아의 컨디션이 중간 이상은 돌아와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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