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일본에서 교훈 얻어 '잃어버린 20년' 피해야"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중국 내에서 미·중 무역협상이 '잃어버린 20년'으로 불리는 일본의 장기불황을 초래한 '플라자합의'의 재판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인민대외우호협회와 일본 사사카와평화재단이 최근 베이징에서 연 심포지엄에서 중국 학자들은 일본 참석자들에게 플라자합의가 일본 경제에 미친 영향에 대해 조언을 구했다.
플라자합의는 1985년 일본, 프랑스, 독일, 영국, 미국 등 5개국 재무장관이 뉴욕 플라자호텔에 모여 달러 평가절하와 엔화 절상을 유도하기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하기로 합의한 것을 말한다.
미국의 막대한 무역적자를 막기 위해 취해진 이 조치로 1988년까지 엔화는 86% 평가절상됐고, 이는 미국 수출품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졌다.
하지만 일본은 플라자합의에 따른 엔화 절상과 수출 경쟁력 약화를 우려했고, 그 충격을 완화하고자 금리를 인하하는 통화완화 정책을 사용했다. 이는 부동산 가격 폭등 등 일본 경제 전반의 버블을 만들었다.
결국, 자산 버블이 붕괴된 후 일본은 '잃어버린 20년'으로 불리는 장기불황에 빠지고 말았다.
중국 전문가들은 시장 개방과 위안화 환율, 중국의 산업정책을 겨냥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무역전쟁이 플라자합의 때와 비슷하다며, 무역 합의가 중국에 불러올 부정적인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중국 관료와 경제학자들은 이러한 악영향을 우려해 일본 전문가들과 정기적으로 만나면서 플라자합의가 일본 경제에 미친 영향과 그 대응 방안 등을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남동대학의 경제학자인 화성은 "플라자합의에 따른 일본 경제의 침체는 중국에도 큰 경고를 던져준다"며 "일본의 경험은 참고할 만한 가치가 크다"고 말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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