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항공당국 "'추락 보잉기 조종사 대화' 보도, 사실과 달라"

입력 2019-03-21 21:14  

인니 항공당국 "'추락 보잉기 조종사 대화' 보도, 사실과 달라"
"조종석 녹음 자료 유출된 적 없다…사실 아닌 의견" 주장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189명을 태운 채 작년 10월 인도네시아 해상에 추락한 보잉 737 맥스(MAX) 8 여객기의 조종사들이 나눈 대화 내용을 전한 외신 보도에 대해 현지 항공당국이 "사실과 같지 않다"며 반박하고 나섰다.
21일 CNN 인도네시아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교통안전위원회(KNKT·영문 약자 NTSC)의 수르잔토 차효노 위원장은 21일 기자회견을 하고 "언론에 보도된 내용과 실제 녹음 내용은 같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보도된 사항은 개인 혹은 여럿의 견해가 조종석음성녹음장치(CVR)의 내용인 양 꾸며진 것"이라면서 올해 초 사고해역에서 인양한 CVR의 데이터는 절대로 유출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해당 자료는 보잉이나 미국 연방항공청(FAA)에도 공유되지 않았다면서 "그들은 CVR을 읽고 해석하긴 했지만, 문자화한 자료나 음성 자체를 갖고 있진 않다"고 덧붙였다.
수르잔토 위원장은 녹음된 대화 내용을 그대로 공개하는 것은 인도네시아 법에 저촉되는 만큼 조사가 끝난 뒤 중요한 대목만 골라 선별적으로 내용을 밝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로이터 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사고기의 조종사 두 명이 이륙 후 추락하기까지 13분간 나눈 대화 내용을 재구성해 전달했다.
이 매체는 사고기 조종사들이 작년 10월 29일 오전 자카르타 인근 수카르노 하타 국제공항에서 출발한 직후부터 조종상 문제를 겪었으며, 비상시 세부지침이 수록된 긴급참고교범(QRH)을 보고 대응방안을 찾으려 했지만 결국 실패했다고 보도했다.



이 여객기의 기내 컴퓨터는 센서 고장으로 기수가 너무 높이 들린 것으로 측정되자 실속(失速)을 막기 위해 자동으로 기수를 내려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기내 컴퓨터와 연동된 항공기 자세제어 장치를 수동으로 전환해야 한다.
하지만, 소식통은 "이들(조종사들)은 자세제어 장치가 작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 같다. 조종석에선 비행속도와 고도에 대한 이야기만 오갔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은 최후의 순간이 다가오자 인도네시아인 부기장이 공포를 이기려는 듯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라고 말한 뒤 기적을 갈구하는 기도를 올렸다고도 전했다.
KNKT는 실제로 부기장이 이런 발언을 했는지는 확인해 주지 않았다.
KNKT 소속 조사관인 누르차효 우토모는 "마지막 순간 조종사는 더는 비행기의 추락을 막을 수 없다고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패닉이 일어났다"고만 말했다.
한편, KNKT는 추락 전날 발리에서 자카르타로 오는 마지막 비행 당시 조종석에 기장과 부기장 외에도 비번인 조종사가 함께 타고 있었다는 또 다른 외신 보도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KNKT는 현재 해당 조종사를 불러 당시 상황을 조사하고 있다.
다만, KNKT는 이 조종사가 기내 컴퓨터가 기수를 자동으로 내리는 문제 때문에 당황한 기장과 부기장에게 항공기 자세제어 장치를 수동으로 전환하도록 조언해 비행기를 추락 위기에서 구해냈다는 보도내용에 관해선 확인을 거부했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실속 방지 기능의 오작동이 추락의 결정적 원인이었는지와, 조종사들이 비상상황에 적절한 대응을 했는지에 조사의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르잔토 위원장은 "최종 보고서는 올해 8∼9월께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hwang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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