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호주 등 합동훈련 참가 규모 줄어들 것"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로버트 넬러 미 해병대 사령관이 미국-멕시코 국경지대에 현역군인을 배치하거나 국경보안시설을 강화하기 위해 국방예산을 전용하는 것은 미군의 전투대비태세에 '받아들일 수 없는'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넬러 사령관은 지난 18, 19일 두 차례 국방부 지도부에 메모를 보내 국경장벽 건설을 위해 국방 예산을 전용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조치가 초래할 위험에 대해 군 지도자로서는 지금까지 가장 강력한 경고를 보냈다고 정치전문 매체 더힐이 21일 보도했다.
넬러 사령관은 이 메모를 통해 지난해 가을 트럼프 대통령의 '예기치 않은, 예산에도 없는' 국경지대 병력 배치와 비상사태 선포에 따른 예산확보 노력으로 인해 자신이 최소한 5개국에서 계획된 군 훈련을 취소 또는 축소하거나 시급한 군기지 시설 보완을 연기했다고 밝혔다.
넬러 사령관은 패트릭 섀너핸 장관대행과 리처드 스펜서 해군 장관에 보낸 메모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조치로 해병대가 인도네시아와 스코틀랜드, 몽골 등에서 계획된 훈련에 참여할 수 없을 것이며, 호주와 한국에서 열리는 합동훈련의 경우 참가 규모가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넬러 사령관은 해병대가 "고도의 전투에 대비해 엄중한 실전 훈련에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그러나 "동맹을 강화하고 새로운 파트너들을 참여시키기 위해 주력하고 있는 시점에서 훈련의 취소 및 축소가 이뤄지고 있다" 비판했다.
넬러 사령관은 또 (비상사태에 따른)예산 재편으로 인해 허리케인 플로렌스와 마이클에 따른 노스캐롤라이나와 조지아 해병대 시설 복구 자금 확보에 제한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허리케인 시즌이 불과 3개월 앞으로 다가왔으나 해병대원과 수병, 민간인들이 아직 위험한 상황에서 일하고 지적했다.
넬러 사령관의 메모가 공개된 후 상원 군사위원회의 잭 리드 민주당 간사(로드아일랜드)는 트럼프 대통령이 군 간부들로부터의 명백한 경고를 간과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중간선거 직전 중미 국가로부터 난민들의 행렬이 미국 안보를 해칠 우려가 있다며 현역군병력의 남부 국경배치를 지시했다. 현재 멕시코와의 국경지대에는 2천100명의 주 방위군과 3천900명의 현역병사 등 6천명의 군 병력이 배치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에는 자신의 공약인 국경지대 장벽 건설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비상사태를 선포했으며 이를 통해 국방예산 가운데 61억 달러(약 6조7천억원)를 장벽 건설로 전용하려 하고 있다.
yj378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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