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고과당 콘 시럽(high-fructose corn syrup)이 대장암 성장을 촉진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옥수수 전분으로 만드는 고과당 콘 시럽은 과당과 포도당을 55대 45로 섞은 것으로 청량음료와 가공식품에 첨가된다. 설탕(자당)은 과당과 포도당을 반반씩 섞은 것이다.
미국 베일러 의대의 윤지혜 분자·인간유전학 교수 연구팀은 이 같은 사실을 입증하는 쥐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21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우선 대장 세포의 성장을 억제하는 APC(adenomatosis polyposis coli) 유전자를 제거해 초기 대장암이 발생한 대장암 모델 쥐를 만들었다. 대장암 환자는 90% 이상이 APC 변이유전자를 지니고 있다.
처음엔 25%의 고과당 콘 시럽이 함유된 물을 병에 담아 주어 마음대로 마시게 했다. 그러자 한 달 만에 체중이 급속히 불어났다.
그래서 비만을 피하기 위해 사람이 마실 경우 탄산음료 1캔에 상당하는 보통 양의 가당 음료를 매일 한 번씩 특수 주사기로 쥐들의 입으로 넣어주었다.
그러자 두 달 후 이 쥐들은 살은 찌지 않았으나 그냥 물만 준 다른 대장암 모델 쥐들보다 크기가 크고 병기(grade)가 더 진행된 종양이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어 가당 음료가 종양의 성장을 촉진하는 메커니즘 규명에 착수했다.
그 결과 보통 양의 고과당 콘 시럽을 섭취한 쥐들은 대장과 혈액 모두에 과당과 포도당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더 깊이 진행해 보니 대장 종양은 늘어난 과당과 포도당을 제 각각 다른 경로를 통해 효과적으로 섭취한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이는 쥐 실험 결과이기는 하지만 가당 음료를 많은 양이 아니라도 지속해서 마시면 비만과 무관하게 대장암 발생과 진행이 빨라진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는 또 미국에서 지난 30년 사이에 25~50세 사이의 비교적 젊은 연령층에서 대장암 발생률이 증가한 것이 가당 음료와 가당 식품 섭취량이 늘어난 것과 연관이 있을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이 연구결과는 과학전문지 '사이언스'(Science) 최신호에 발표됐다.
![](https://img.yonhapnews.co.kr/photo/cms/2018/03/22/01/C0A8CAE2000001624B409E2E0000E255_P2.jpg)
skh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