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은 구멍 2개 뚫고 고압수 쏘아 지반에 영향"
(화성=연합뉴스) 최해민 기자 = 2017년 포항지진(규모 5.4)이 지열발전소에 의해 촉발됐다는 조사결과에 경기도 화성시청사 부지 내 '심부지열 에너지 실증사업'의 안전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시는 지열 실증사업이 전기 생산을 목적으로 한 사업이 아닌 시청사 난방용 온수를 만드는 사업인 데다, 원천적으로 다른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어 포항의 지진 사례와는 관계가 없다는 입장이다.
화성시는 2017년 11월부터 시청사 부지 내 625㎡에 시추 기계를 설치, 최대 5㎞(실제 약 4.3㎞)를 파 지열로 데워진 물을 이용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지름 12.25인치로 시추한 구멍 1개에 관을 넣고, 그 안에 더 가느다란 관(지름 3.5인치)을 넣은 뒤 큰 관에 물을 따라 지하에서 물이 데워지면 가는 관을 통해 뽑아내 시청사 난방 설비와 연결, 에너지로 사용하는 내용이다.
여름에는 뜨거운 물을 냉동기에 넣어 온도 차에 의해 발생한 냉기로 냉방도 할 수 있다.
사업비 150억원은 민간 사업자가 전액 부담하며, 시는 이 실증사업이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민간 아파트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었다.
지열을 이용한다는 점에선 포항 지열발전소와 비슷한 점이 있지만, 근본적으로 다른 방식이라고 시는 설명한다.
포항은 구멍을 2개 뚫어 한쪽에서 고압으로 물을 주입하면 지하층에 물이 고이는 공간이 생기고, 그 물이 데워지면 반대쪽 관으로 뜨거운 물을 뽑아내 전기 생산에 이용하는 방식이다.
고압으로 물을 쏘다 보니 바위틈으로 물이 뻗어 나가면서 지반에 영향을 크게 미치고, 이에 더해 전기까지 생산하려니 시간당 유량도 화성보다 훨씬 많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화성시 지열 에너지 사업은 포항지진 이후 투자자들이 손을 떼면서 공사는 1.8㎞가량 시추한 뒤 1년 넘게 멈춘 상태다.
화성시 관계자는 "고압으로 물을 주입하는 포항 지열발전소와 달리, 화성은 물을 관에 부어 아랫부분이 데워지면 가는 관으로 뽑아 올려 온수를 사용하는 것"이라며 "지반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데도 포항 사례와 유사한 것으로 혼돈돼 불안감이 조장된 면이 없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로서는 사업자가 새 투자자 모집에 애를 먹고 있어 사업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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