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알파시티 짓는 수성IC 주변 778m 시공…방음벽 30m 이상
플라스틱 재질로 하늘 보여…색다른 느낌에 볼거리로 떠올라
(대구=연합뉴스) 이재혁 기자 = 고속도로에서 70∼80m가량 떨어진 곳에 29층 아파트를 짓는다면 방음벽을 얼마나 높게 설치해야 할까.
대구부산고속도로를 달려 대구 수성구 노변동 수성IC 주변에 이르면 2곳에 설치한 방음터널이 눈에 들어온다.
투명 플라스틱 재질로 하늘이 보이는 터널을 통과하는 운전자들에겐 색다른 느낌을 주는 곳이다.
총 778m 도로를 덮은 플라스틱 터널은 인근 고속도로 소음을 차단하기 위해 만들었다.
수성알파시티를 조성 중인 대구도시공사는 수성IC 일원 왕복 4차로 2천561m에 방음 시설을 했다.
11곳(1천783m)에 5∼16m 높이 방음벽을 설치했지만, 2곳(778m)에는 7.5m 높이 터널을 만들어야 했다.
이 때문에 73억원이면 될 방음시설 설치비용이 390억원으로 5배 이상 늘었다.
고속도로에서 70∼80m 떨어진 곳에 아파트를 짓는 동화주택은 100억원 정도를 더 냈고, 대구도시공사는 수성알파시티 소음 차단을 위해 200억원을 추가로 들였다. 이 돈은 분양가에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차가 달리는 고속도로에 볼트 하나라도 떨어지면 큰 사고가 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시공 기간도 길어져 착공에서 완공까지 꼬박 2년이 걸렸다.
시공사는 고속도로를 일시 통제한 뒤 길이 30m·너비 29m·높이 5m 50㎝ 작업대(이동식 대차)를 도로에 올려놓고 작업을 시작했다.
2년 동안 작업대를 조금씩 옮겨가며 공장에서 제작해 온 터널 부품을 조립했는데 하루 시공 길이가 1m에 못 미쳤다고 한다.
대구도시공사는 "고속도로 램프 구간이 끼어 있다 보니 전 구간 도로 폭이 달라 정밀시공이 필요한 고난도 공사였다"고 밝혔다.
이곳에 돈, 시간이 몇 배나 드는 방음터널을 설치한 것은 방음벽으로는 소음 규정(주간 65㏈·야간 55㏈)을 준수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동화아이위시 아파트는 당초 22층으로 계획했다가 나중에 29층으로 설계를 변경해 승인받았다.
바뀐 층수에 따라 방음벽을 쌓으려면 높이가 30m를 넘을 수밖에 없는데 18m 이상 방음벽 설치가 불가능해 방음터널로 해결했다고 한다.
이 구조물은 수성IC 주변을 지나는 운전자 눈길을 끌어 소음 차단 효과 외에 운전자들에게 볼거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구도시공사 관계자는 "대구 1호 방음터널이고, 수성IC가 관문인 점을 고려해 경관을 고려해 구조물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yi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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