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천해성 통일부 차관은 22일 개성 남북연락사무소에서 북측이 이날 오전 철수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이산가족화상상봉 등에 대한 구체적인 협의를 하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천 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북측 인원 철수 관련 입장' 브리핑을 하고 "오늘뿐만 아니라 이번 주 근무하는 중에 (북측의 철수) 징후를 느낄만한 특이 동향은 없었다"고 전했다.
천 차관은 북측이 연락사무소 철수를 결정한 이유, 향후 정부의 대응방안 등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며 "상황을 예단하지 않고 지켜보면서 연락사무소가 정상운영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천 차관과의 일문일답 요지.
-- 북측에서 어떻게 통지해왔는지 시간대별로 설명해달라.
▲ 오늘 오전 9시 15분께 북측에서 연락대표 접촉 요청이 있었고, 9시 15∼20분 사이에 철수를 통보했다. 남북연락사무소에는 정례적으로 남북 간 통지하고 협의할 사안이 있으면 연락하는 대표들이 있다. 오늘도 통상적인 연락대표간 협의가 있었다. 다만, 오늘 아침에는 통상적인 시간보다 빠르게 전달할 사항이 있다고 북측에서 연락이 왔다. 북측은 통보하고 나서 곧바로 연락사무소 사무실에서 철수했다.
-- 북측의 설명은 '상부의 지시에 따라 철수한다'는 것뿐이었나.
▲ 딱 그만큼이었다.
-- 북측이 '상부의 지시에 따라 철수한다'고 했을 때 듣고만 있지 않았을 텐데 왜 철수하는지 이유를 묻지 않았나.
▲ 북측 통지사항을 접수하고, 이렇게 철수하게 된 데 대해서 안타깝게,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입장과 조속히 복귀해서 연락사무소가 정상 가동되기를 바란다는 정도의 입장을 전달했다. 그 이상의 다른 사안들에 대한 협의는 없었다. 연락대표들은 실무회담·고위급회담과 같이 어떠한 사안을 두고 서로의 입장을 이야기하면서 회담하는 자리가 아니다. 혹시 궁금한 게 있으면 협의하는 상황도 있겠으나 오늘은 북측과 실무적으로 사안을 협의하는 자리가 아니었다.
-- 우리의 입장을 전달했을 때 거기에 대한 답변은 받지 못했나.
▲ 네. 그정도 말씀드리겠다.
-- 오늘 연락사무소 분위기는 어땠나.
▲ 오늘 아침에 출경할 때 특별한 상황은 없었다. 평상시와 다름없이 오전 8시 30분에 군사분계선(MDL)을 넘었고, 남북출입사무소(CIQ)에도 북측 인원이 영접을 나와 있었는데 그 사이 특별한 움직임은 없었다. 오늘뿐만 아니라 이번 주 근무하는 중에도 징후를 느낄만한 특이 동향은 없었다.
-- '하노이 회담' 이후 북측이 이런 결정을 내렸는데 우리 정부는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고 있나.
▲ 북측의 철수와 관련해서는 의도, 입장을 예단하지 않겠다. 북측이 이렇게 철수한 데 대해서는 굉장히 안타깝게 또 유감스럽게 생각하지만 우리는 기본적으로 북측이 조속히 복귀해 연락사무소가 정상 운영되길 바란다.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의 상황과는 굳이 연관 지어서 말씀드리고 싶지 않다.
-- 남북연락사무소 설치는 지난해 4월 27일 판문점에서 남북 정상 간 합의에 따른 조치였는데 북측이 이 합의를 파기한 것으로 볼 수 있지 않나.
▲ 합의 파기라고까지 생각하지 않는다. 일단 남북연락사무소 채널 외에 군을 통한 채널들이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다. 어떤 상황인지 시간을 두고 파악을 하고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 이산가족화상상봉을 비롯해 남북관계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으로 전망하나.
▲ 현실적으로 이산가족의 화상 상봉, 이런 부분들에 대한 구체적인 협의를 하기 조금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다. 우리로서는 우선 연락사무소가 조기 정상화돼 이런 것들을 너무 늦지 않게 협의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해 나가겠다.
-- 남측은 연락사무소에 계속 남아있나.
▲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취지에 맞게 남측 사무소는 계속해서 근무할 생각이다. 다음 주 월요일(25일) 출·입경은 평소와 같이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오늘 자로 연락사무소에 23명, 지원 시설 관계자까지 포함하면 총 69명이 체류해 있었다. 내일(23일)과 모레(24일) 이틀동안은 연락사무소에 9명, 지원 시설에 16명 등 총 25명이 근무한다.
-- 오늘 소장회의는 없었나.
▲ 없었다. 북측 전종수 소장이 오늘 오지 못해서 소장 회의 개최가 어렵다는 상황은 오늘이 아니라 그 전에 미리 통보했다. 제가 올라간 것도 소장 회의를 위해서가 아니라 통상적인, 정례적인 근무를 위해서였다.
-- 소장대리도 부재 중이었나.
▲ 3월 초부터 북측이 소장대리가 없는 상황에서 임시로 소장대리 역할을 하는 분이 내려와서 근무했다. 북측은 임시 소장 대리가 와서 지금 일을 보고 있다고 이야기했고, 우리도 그렇게 이해했다.
-- 북측 소장대리는 언제부터 부재중이었나.
▲ 남측도, 북측도 소장이 상시근무가 어렵기 때문에 남측은 '부소장', 북측은 '소장대리'라고 표현하는 직책을 가진 두 분이 3월 초까지 통상 번갈아 가면서 근무를 했다. 3월 1일과 8일은 소장 회의 수요가 없는 상황이었고, 지난주에는 소장 대리가 없었다.
run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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