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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 테이트 아트 갤러리 그룹이 마약성 진통제 책임 논란이 제기된 기부자의 기부금 100만 파운드(약 15억원)를 받지 않기로 했다.
22일(현지시간) 일간 더타임스, 가디언 등에 따르면 테이트 그룹은 "현재 돌아가는 상황을 고려할 때 더이상 새클러 가문으로부터 기부를 받거나 이를 추진하는 것은 옳은 일이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테이트 그룹은 런던 테이트 모던과 테이트 브리튼, 콘월의 테이트 세인트 아이브스, 테이트 리버풀 등의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다.
테이트 그룹은 그동안 '새클러 가문 트러스트'로부터 수년간 400만 파운드(약 60억원) 이상의 기부금을 받았다.
새클러 가문은 미국 코네티컷에 기반한 제약사인 퍼듀 파마를 소유하고 있다.
퍼듀 파마는 마약성 진통제인 '옥시콘틴'(OxyContin)을 공격적으로 홍보하고, 중독성 등을 속인 혐의로 미국 내 2천개 이상 도시와 자치주로부터 소송이 제기된 상태다.
미국에서는 '옥시콘틴'과 같은 아편계 마약성 진통제인 오피오이드(opioid) 남용으로 인한 사망자가 급증하면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미 마약단속국(DEA) 통계에 따르면 오피오이드 과다 복용으로 인한 사망자는 2017년 7만 2천명 이상에 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른 오피오이드 등 약물 남용과 관련해 '공중 보건 비상사태'라고 규정하면서, 이를 줄이기 위해 수요 감축과 불법 공급 차단, 치료 및 회복 서비스를 늘리는 내용의 대책을 지난해 10월 발표했다.
테이트 그룹에 앞서 영국 국립초상화 박물관(The National Portrait Gallery) 역시 '새클러 가문 트러스트'로부터 100만 파운드(약 15억원)의 기부금을 받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립초상화 박물관은 오피오이드 중독에 빠졌다가 회복한 미국 예술 사진작가 난 골딘(Nan Goldin)이 새클러 가문의 기부금을 받으면 자신의 회고전 개최를 불허하겠다고 밝히자 기부금 수용 여부를 검토해왔다.
새클러 가문은 최근 20여년간 영국 내 문화 및 종교, 교육, 의료 관련 기구에 모두 8천만 파운드(약 1천200억원)를 기부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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