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대북제재에 선 그은 트럼프…文대통령 중재역 숨통 트이나

입력 2019-03-23 11:53   수정 2019-03-23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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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대북제재에 선 그은 트럼프…文대통령 중재역 숨통 트이나
'상황 악화 막고자 北 달래기' 해석 속 靑 대화재개 추동 가능성 주목
北 연락사무소 철수에 당혹했던 靑 "기류변화 조심스럽게 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가 대북제재 가능성에 선을 그으면서 코너에 몰렸던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역에 숨통이 트일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트위터에 글을 올려 추가 대북제재의 철회를 지시했다고 전격적으로 밝혔다.
애초에는 전날 중국 해운사 2곳에 대해 단행된 제재를 철회하는 것으로 해석됐으나, 현지 언론은 수일 내로 발표될 예정이던 또 다른 제재의 철회를 트럼프 대통령이 지시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미 간 비핵화 대화의 교착이 길어질 조짐을 보이던 상황에서 국면 전환의 여지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청와대로서는 긍정적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다.

앞서 지난 15일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평양에서의 회견을 통해 비핵화 협상 중단 및 핵·미사일 실험 재개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청와대의 우려는 적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 중단 고려까지 시사한 최 부상의 회견 내용이 북미 간 기 싸움을 장기화해 여태 끌어온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동력을 약하게 할 공산이 작지 않았던 탓이다.
여기에 북한이 22일 개성 남북연락사무소의 인력 철수를 일방적으로 결정함으로써 북미 간 대화 재개에 노력해 온 문 대통령이 또 한 번 큰 고비를 맞았다는 분석까지 나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북한 달래기'로 해석될 수 있는 추가 제재 철회에 나서면서 중재역을 자임한 문 대통령이 다시금 운신할 여유가 생겼다는 관측이 나온다.
청와대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결정이 적어도 하노이 회담 결렬 후 악화 일로를 걷던 북미 간 대화 분위기가 더 안 좋아지는 것을 막을 것으로 기대하는 모습이다.
대북제재와 연락사무소 철수 문제를 놓고 '패'를 보이는 등 북미 양측이 '포스트 하노이' 국면에서 신경전을 할 만큼 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동시에 북미 대화의 가능성이 완전히 닫히지 않았다는 점도 청와대 입장에서는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북한은 연락사무소 인력 철수를 결정하면서도 남측 인력의 사무소 철수를 요청하지 않음으로써 여건이 조성되면 대화 테이블에 앉을 의지가 있음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북미 간 긴장이 고조되는 와중에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호감을 표시한 데 이어 대북제재를 두고 전향적 조치를 취해 '톱다운식' 해결 가능성을 여전히 열어뒀다.

청와대로서는 꺼지지 않은 대화의 불씨를 어떻게 이어갈지가 관건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23일 연합뉴스 통화에서 "어제오늘의 기류변화를 조심스럽게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맥락에서 문 대통령과 청와대가 섣불리 구체적 행동에 나서기보다는 물밑에서 북미 대화 재개에 필요한 분위기를 다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의 막후 채널을 맡았던 앤드루 김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센터장이 지난 21일 청와대를 방문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면담한 것 등이 그 예라고 할 수 있다.
다만, 북미 정상의 확고한 비핵화 문제 해결 의지와 별개로 좀처럼 양측이 이견 해소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다면 지난해 판문점에서 개최된 5·26 2차 남북정상회담과 같은 결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kj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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