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연속 개막전 직관…리퍼트 전 대사 "난 KBO 광팬"

입력 2019-03-24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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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연속 개막전 직관…리퍼트 전 대사 "난 KBO 광팬"
"지난해 4개 구장서 11경기 관전, 올해도 비슷할 것"



(서울=연합뉴스) 유지호 신창용 기자 = 이제는 경이로울 정도다.
마크 리퍼트(46) 전 주한미국대사가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개막전을 보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그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인 2014년 10월부터 2017년 1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까지 주한미국대사를 지냈다.
리퍼트 전 대사의 한국야구 사랑은 재직 당시부터 유명했지만, 대사직을 그만두고 미국으로 돌아간 지도 벌써 2년이 훌쩍 넘었다.
하지만 그는 마치 '향수병'에 시달리는 사람처럼 2017년과 2018년에 이어 올해도 어김없이 개막전에 나타났다.
지난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만난 리퍼트 전 대사는 "난 진심으로 KBO 리그의 '광팬'"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광팬'은 그가 직접 한국말로 언급한 단어다.
그는 "KBO 특유의 응원을 좋아하고 야구팬들을 사랑한다"며 "KBO 팬이라서 가장 좋은 점은 한국 밖에서나 안에서나 어디서든 한국인을 만나면 야구로 대화할 수 있다는 사실"이라고 했다.
리퍼트 전 대사는 현재 항공기 제조회사 '보잉'의 부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도 몸담고 있다.
CSIS 업무차 중국을 방문했다가 돌아오는 길에 한국에 들렀다는 그는 앞으로도 여러 차례 방한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지난해에는 서울, 부산, 광주 등 4개 구장에서 11경기를 관람했다"며 "올해도 비슷하게 관람할 예정"이라고 했다.
미국에서는 아침에 눈을 뜨면 개를 산책시키면서 한국의 포털사이트에 접속해 바다 건너에서 진행 중인 KBO 야구를 보는 일로 하루를 시작한다.
대사 재임 시절 두산과 두산 소속 오재원의 '광팬'을 자처했던 그답게 역시 주요 관심사는 두산이다.
리퍼트 전 대사는 "지난해 한국시리즈 6차전을 잠실구장에서 봤다. 린드블럼이 최정에게 홈런을 맞았을 때는…"이라며 잠시 침묵하더니 "이미 지나간 일"이라고 아쉬움을 떨쳐내듯 말했다.
당시 두산은 린드블럼이 4-3으로 앞선 9회초 마무리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첫 두 타자를 삼진 처리했지만, 최정에게 동점 솔로 홈런을 맞았다.
린드블럼이 승리를 지켜내지 못하면서 두산은 연장전 끝에 패배, 준우승에 머물렀다.
리퍼트 전 대사는 "올해 두산은 양의지가 없어서 걱정되긴 하지만 그래도 좋은 시즌을 보낼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올해도 두산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면 당연히 이곳에 올 것"이라고 했다.
리퍼트 전 대사가 가장 좋아하는 선수인 오재원은 이번 비시즌 동안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2년 연속 덕 레타 코치에게 타격 지도를 받았다.
리퍼트 대사는 오재원이 로스앤젤레스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달려갔지만, 이틀 차이로 놓쳤다면서 속상해했다.
리퍼트 대사의 정성이 통했던 것인지, 두산은 한화 이글스와의 시즌 개막전에서 치열한 접전 끝에 5-4로 승리했다.
changy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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