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극동지역 투자 확대에 러시아 '움찔'…반감 증폭"

입력 2019-03-24 13:31   수정 2019-03-24 14:08

"中 극동지역 투자 확대에 러시아 '움찔'…반감 증폭"
中 천연자원 투자에 "자원 다 뺏긴다" 우려
"극동은 우리 땅" 일부 中 관광객 몰지각 행태도 반감 키워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미국에 맞서 중국과 러시아가 경제부문을 중심으로 밀월 관계를 키워가지만, 이면에서는 중국의 극동지역 투자 확대에 러시아측의 반감이 커지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4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러시아 법원은 최근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의 한 기업이 러시아 현지법인을 통해 시베리아 지역의 바이칼호 인근에 짓고 있던 생수 공장의 건설을 중단할 것을 명령했다.
이 중국 기업은 바이칼호에서 생산한 생수를 중국, 한국 등으로 수출할 계획이었지만, 세계 최대의 담수호인 바이칼호의 환경이 오염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러시아 내에서 쏟아져나왔다.
이 공장의 건설 중단을 요구하는 온라인 청원에는 100만 명 이상이 청원했고, 결국 법원은 이러한 여론을 받아들여 건설 중단 결정을 내렸다.
이번 사건은 겉으로는 '절친'임을 외치는 중국과 러시아 양국의 관계 이면에 긴장이 도사리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SCMP는 전했다.
지난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으로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제재가 단행되자 러시아는 중국 쪽으로 기울었고, 미국과 무역전쟁을 벌이는 중국은 새로운 동맹을 찾아 러시아와 깊이 있는 관계를 발전시켰다.
중국의 대러시아 투자는 10년 동안 9배 가까이 늘어 2017년 138억 달러(약 16조원)에 달했다. 중국 투자의 3분의 2가량은 광업, 임업, 어업, 농업 등 러시아의 풍부한 천연자원을 겨냥한 것이었다.
하지만 중국의 투자가 천연자원 부문에 집중되면서 러시아 내에서 중국에 대한 반감도 커지고 있다. 특히 천연자원이 많은 시베리아 극동 지역에서 이러한 반감의 목소리가 거센 상황이다.
국제정치 전문가인 로버트 카프란은 "중국이 극동 지역에 대한 지정학적, 경제적 지배권을 행사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이러한 반감의 기원은 19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말했다.
1858년과 1860년 중국의 청 왕조는 두 번의 조약을 통해 러시아에 100만㎢ 이상의 땅과 섬을 넘겨줬고, 이는 중국 교과서에 국가의 치욕으로 기록됐다. 양국은 이로 인해 1960년대에 국경 분쟁을 겪기도 했다.
더구나 극동 지역에 사는 러시아인이 830만 명에 지나지 않지만, 중국 동북 3성의 인구는 9천만 명에 달한다는 것도 중국의 '영토 재탈환'에 대한 러시아 내 우려의 목소리를 키우는 요인 중 하나다.
러시아로 오는 일부 중국인 관광객의 몰지각한 행태도 이러한 사태에 기름을 붓고 있다.
한 러시아인은 "극동 지역에 오는 중국 관광객들은 '이 땅은 중국 땅으로, 러시아가 훔쳐갔다'는 말을 서슴지 않으며, 나도 이러한 말을 수차례 들었다"고 전했다.
이달에는 중국의 경기침체 문제를 다룬 러시아 언론인에게 모스크바 주재 중국 외교관이 기사를 삭제할 것을 요구해 공분을 사기도 했다.
러시아의 중국 전문가인 알렉산더 루킨은 "중국 관료들이 말로는 윈-윈(Win-win)과 상호 존중을 외치고 있지만, 실제로는 패권 국가를 추구할 것이라는 우려가 러시아 내에서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ssa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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