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례행사서 월례행사 된 美함정 대만해협 통과…中 반발(종합2보)

입력 2019-03-25 18:54  

연례행사서 월례행사 된 美함정 대만해협 통과…中 반발(종합2보)
작년 7월부터 빈도 높여 올해 3번째…차이잉원 하와이방문 앞두고 주목

(서울·상하이=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차대운 특파원 = 미국의 함정 2척이 24일 다시 대만해협을 통과, 위력 시위에 나서면서 중국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미국 국방부는 자국 해군이 보유한 이지스 구축함 커티스 윌버함과 연안경비대 소속 버솔프 경비함(4천500t급)이 이날 대만해협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미국 국방부는 성명에서 "이들 함정의 대만해협 통과는 인도·태평양의 항행 자유와 개방에 대한 미국의 다짐을 과시하는 것"이라며 "미국은 국제법이 허용하는 한 어느 곳에서든 비행과 항해, 작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함정들의 대만해협 통과는 중국과의 긴장을 높이는 위험을 안고 있지만, 중국과 갈등 중인 대만에 대해 미국의 지지 의사를 보여주는 성격도 있다.



이날 대만해협을 통과한 버솔프 경비함은 북한의 불법 환적 행위를 차단하는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동중국해로 항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미 인도·태평양사령부는 버솔프 경비함이 지난 3일 일본 나가사키(長崎)현 사세보(佐世保)시에 도착했다며 동중국해 상에서 북한의 불법 환적 행위를 차단하는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 인도·태평양사령부는 보도자료에서 "버솔프 경비함 배치는 해상에서 이뤄지는 북한의 유엔 제재 회피 행위에 맞서는 국제 공조 노력에 기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버솔프 경비함은 26일부터 29일까지 제주를 찾아 제주해경과 연합훈련을 할 계획이다. 과거 미 해군은 1년에 한 차례 정도 대만해협 통과 작전을 수행했지만, 작년 7월 1년여 만에 작전을 재개한 이후 작전의 빈도를 높이고 있다.
미 해군 함정은 작년 7월, 10월, 11월 대만해협을 통과했다.
올해 들어서는 1월 24일, 2월 25일, 3월 24일 대만해협을 통과해 월말에 한 차례씩 대만해협 통과 작전이 정례화되어가는 모습이다.
나아가 미군은 대만해협 통과 함정에 제한을 두지 않겠다면서 항공모함을 투입할 가능성까지 시사하고 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인 2007년을 마지막으로 미국 항공모함은 10여년간 대만해협을 통과한 적이 없다.
이번 대만해협 통과는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지난 21일부터 남태평양 섬나라인 팔라우, 나우루, 마셜 제도 등 3개국 국빈 방문 일정을 진행 중인 가운데 진행됐다는 점에서 특히 눈길을 끈다.
이번 순방길에 차이 총통은 '경유' 형식으로 미군의 인도·태평양사령부 본부가 있는 하와이를 방문할 계획이다.
외교가에서는 미국이 차이 총통의 하와이 '경유 방문'을 허용한 것이 유사시 미국의 대만 수호 의지를 드러내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차이 총통의 '미국 경유' 허용에 이어 미 해군 함정이 또 대만해협을 통과하자 중국 정부는 반발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은 미국 군함의 대만해협 통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이미 미국 측에 교섭을 요청했다.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과 3개 연합공보의 규정을 준수하고, 대만 문제를 신중하고 적절히 처리해 중미 관계와 대만해협의 평화를 해치지 않기를 촉구한다"라고 말했다.
jsmo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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