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평양주재 스웨덴 대사관, 美연락사무소용 공간 유지"

입력 2019-03-25 16:06  

AP "평양주재 스웨덴 대사관, 美연락사무소용 공간 유지"



(서울=연합뉴스) 김상훈 기자 =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대화 중재자 역할을 하고 있는 스웨덴이 평양에 북한주재 미국 연락사무소 개설을 위해 마련했던 공간을 장기간 유지해왔다고 AP통신이 25일 보도했다.
에릭 탈매지 AP통신 평양지국장은 평양 시내 외교가의 스웨덴 대사 집무실 바로 옆에 장기간 비어있는 방이 있다고 소개했다.
다소 먼지가 쌓이고 퀴퀴한 냄새가 나는 이 방의 책장에는 과거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 간 화해 무드 조성 당시부터 최근까지 발행된 북한 영문 주간지 평양타임스가 빼곡히 꽂혀 있다고 탈매지 지국장은 전했다.
책장 상단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을 전면에 실은 이 잡지의 최신판이 장식하고 있다.
스웨덴이 북한에서 미국의 영사보호 역할을 시작한 1995년부터 이 공간은 똑같은 상태로 남아 있었다는 게 AP의 전언이다.
탈매지 지국장은 "북미 양측이 최근 역사상 가장 진지한 대화에 나서면서, 미국에 임대된 이 작은 방이 다시 협상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이 생겼다"고 전했다.
실제로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첫 북미 정상회담 직전에 연락사무소 개설 문제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고, 지난달 베트남 하노이 2차 '핵 담판'에서는 상대 측의 긍정적인 의사도 확인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나쁘지 않은 생각"이라고 평가했고, 김 위원장도 통역을 통해 "환영할만한 일"이라고 화답했다.
탈매지 지국장은 미국의 평양주재 이익대표부(Interest Section) 사무실로 활용될 수 있는 이 공간을 들여다보긴 했지만, 보안 문제 때문에 촬영은 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통상 이익대표부는 연락사무소보다 한 단계 낮은 외교 연락 창구로, 정식 외교 관계를 맺지 않은 긴장관계의 국가 간에 실무 협의를 위해 둔다.
외교 관계가 수립되지 않은 상대국에 설치해야 하므로, 통상 현지에 있는 제3국 공관 내에 설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남북한은 한반도 화해 무드를 타고 개성에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설치했지만, 최근 북측이 사무소에 배치됐던 인력을 전격적으로 철수했다고 통신은 설명했다.
북미도 지난 1994년 도출한 제네바 기본합의문에서 비핵화의 단계별 진전에 따라 연락사무소를 교환·설치하기로 한 바 있다.
당시 협상에 관여했던 린 터크 전 국무부 북한 담당관은 최근 38노스 기고를 통해 양국이 연락사무소에 최대 7명까지 인력을 두기로 했으며, 북한 관리들이 워싱턴과 버지니아주 북부의 사무실 및 주거 공간도 둘러봤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북한 관리들은 임대 비용에 신경을 썼으며, 워싱턴DC 지역의 싸고 넓은 공간이 있다는 사실을 기뻐했지만, 결국엔 버지니아주 북부에 주거지를 선택하기로 했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북미 연락사무소 설치 논의는 이듬해 무기한 보류됐다.
논의의 가장 큰 걸림돌은 양국이 기술적으로 전쟁 상태였다는 점이었으며, 인력 등의 비무장지대(DMZ) 통과 제안은 북측이 거부했다고 통신은 설명했다.
평양에는 상주 외교관이 그리 많지 않다. 따라서 특정 국가 대사관 경내에 여러국가의 대사관이 '한 집 살림'을 하는 경우도 있다.
1995년부터 미국의 평양이익대표부용 공간을 유지해왔다는 북한주재 스웨덴 대사관과 영국 대사관도 현재 독일대사관 영내에 있다.
통신은 "만약 북미 간에 이익대표부가 설치된다면 새롭게 공간을 확보하는 등의 변화가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연락사무소 설치하려면, 북한에 트럼프의 부동산이 없는 만큼 새로운 땅 주인을 물색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meola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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