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정의 단일화 4·3 구도 변화…한국당 "2중대 밀어주기"

입력 2019-03-25 18:02   수정 2019-03-25 21:45

민주·정의 단일화 4·3 구도 변화…한국당 "2중대 밀어주기"
진보 단일화 후보에 정의당 여영국…"노회찬 지역구 반드시 수성"
민주 "단일후보 계속 지원, 정책선거 주력…정권심판은 억지"
한국 "집권당과 종속정당의 시꺼먼 야합…현 판세 못 뒤집어"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김보경 기자 = 내달 3일로 예정된 창원성산 국회의원 보궐선거 더불어민주당·정의당 단일후보로 정의당 여영국 후보가 25일 선출돼 선거 구도가 다시 짜일 전망이다.
여야는 이번 단일화가 몰고 올 표심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남은 선거운동 기간 총력을 기울여 PK(부산·경남) 전투에서 고지를 선점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이번 보선은 창원성산과 통영·고성 등 경남 지역 2곳에서만 치러지는 '미니' 선거지만, 내년 21대 총선을 앞두고 PK 민심을 점쳐 볼 풍향계라는 점에서 정치적 의미는 작지 않다.
일단 정의당은 단일화 성공 기세를 몰아 고(故) 노회찬 의원의 지역구였던 이곳을 반드시 수성하겠다는 각오다.
이 지역은 창원국가산업단지 등 노동자 유권자가 많은 탓에 진보성향 표심을 보여왔던 곳이기도 하다.
다만 앞서 여론조사상 한국당 강기윤 후보의 저력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나타난 데다 진보진영 단일화에 따른 보수표 결집이 예상되는 만큼 정의당은 선거일 직전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을 예정이다.
이정미 대표는 연합뉴스 통화에서 "한국당 세가 작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애초 단일화 자체가 목표가 아니었기 때문에 선거일 당일까지 여기서 머물며 최종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단일화 파트너인 민주당 역시 경남 선대본부를 중심으로 후방 지원을 이어나갈 방침이다.
윤호중 사무총장은 "단일화 후보의 승리를 위해서 당 차원의 지원은 계속될 것"이라며 "특히 이 지역이 산업·고용위기 지역으로 지정된 만큼 지역경제 회복을 위한 정책선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홍익표 수석대변인도 "민주당은 여영국 후보를 선택한 창원시민의 결정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여 후보가 반드시 승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민주당은 남은 선거운동 기간 일대일 구도로 굳어진 통영·고성 선거전에 상대적으로 당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당 지도부는 지난 21일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한 이후 창원성산보다 상대적으로 통영·고성에 공을 들였던 게 사실이다.
윤 사무총장은 "2곳 모두 한국당 후보들은 이념싸움을 걸고 있다. 2석이 왔다 갔다 한다고 해서 그게 정권 심판이 된다는 건 억지"라며 "과도한 선거운동에 집착하는 데 대한 유권자들의 바른 판단을 기대한다"고 했다.
정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후보 단일화에 따른 시너지 효과로 여 후보가 우세를 보일 것으로 점치면서도 선거 당일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노회찬 의원이 20대 총선 당시 승리를 거뒀던 것은 단일화 효과도 있었지만, 전국구 인물인 자신의 이름값도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정치컨설팅업체인 더모아의 윤태곤 정치분석실장은 통화에서 "단일화는 분명 여 후보에게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이라면서도 "여 후보는 물론 한국당 강 후보도 중량감 있는 인사가 아니라는 점에서 인물 대결이 아닌 진영 대결로 가면 생각보다 힘들 수 있다"고 관측했다.
더구나 선거를 코앞에 두고 '인사청문회 정국'이 펼쳐졌다는 점도 창원성산은 물론 통영·고성의 표심 향방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통영·고성 선거전 역시 인물론보다는 당 대 당 대결 구도로 진행되고 있는 만큼 한국당을 중심으로 한 야권의 '정권 심판론'이 어느 때보다 파급력이 있을 수 있다는 시각이 있다.




당장 한국당은 이날 진보진영의 후보 단일화를 두고 "감동 없는 좌파연합"이라고 비판했다.
황교안 당 대표는 경남도당에서 열린 당 회의에서 "집권여당이 의석 5석의 미니 정당에 후보를 내주고 자신들은 발을 떼려고 하는 코미디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정권 심판이 두려워 유권자를 기만하는 2중대 밀어주기"라고 꼬집었다.
한국당은 경제 침체와 탈원전, 일방주행식 외교안보정책으로 민심이 이미 여권에서 돌아섰다고 보고, 창원성산의 후보 단일화 역시 현 판세에는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점친다.
아울러 현 정부의 경제 실정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경남 지역경제를 살릴 대안 정당으로서의 모습을 부각하는 전략을 계속 밀어붙일 계획이다.
윤영석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통화에서 "이 단일화는 명분도 감동도 없는 좌파연합으로, 별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경욱 대변인은 "살다살다 여당과 야당의 후보 단일화는 처음"이라며 "집권여당과 종속 정당의 시꺼먼 야합 속내만 더욱 명백해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바른미래당도 민주당과 정의당의 후보 단일화를 두고 '백해무익한 야합'이라며 비판에 열을 올렸다.
바른미래당은 이번 보선에서 창원성산에만 후보(이재환)를 냈다.
김정화 대변인은 "창원경제를 망쳐온 민주당이 후보 단일화로 책임회피의 종지부를 찍었다"며 "백해무익한 야합으로 창원시민을 우롱한 죄를 창원시민이 반드시 심판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은 진보진영의 후보 단일화로 오히려 민주당 성향의 중도층 표가 상당수 이탈할 것으로 보고 이 이탈표를 흡수하겠다는 전략이다.
'정치공학적 단일화'에 싫증 난 유권자들이 중도개혁을 표방하는 바른미래당으로 눈을 돌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임재훈 선거대책본부장은 "특히 여영국 후보는 노회찬 의원처럼 경쟁력이나 인지도가 있는 인물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탈 유권자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goriou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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