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방문 이어 블라디 경유…김 위원장 방러 일정 조만간 확정될 듯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 모스크바와 극동을 은밀하게 방문했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최측근 인사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이 6박 7일간의 방러 일정을 마치고 25일(현지시간) 귀국했다.
러시아 현지 소식통은 이날 "김 부장 일행이 오늘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출발하는 북한 고려항공 정기 여객기를 이용해 평양으로 떠났다"고 전했다.
앞서 24일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했던 김 부장은 현지에서 별다른 일정 없이 머물다 귀국 길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장은 지난 19일 중국 베이징을 경유해 모스크바에 도착해 4박 5일 동안 체류하며 크렘린궁 행정실을 여러 차례 방문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정은 위원장을 최측근에서 보좌하는 비서실장 격인 김 부장은 김 위원장의 대외 방문 의전 책임자로, 그의 러시아 방문은 김 위원장의 방러가 임박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김 부장은 모스크바에서 김 위원장 방러 시기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일정 및 장소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관측된다.
당초 김 부장이 모스크바에 올 때 경유한 베이징이 아닌 극동 블라디보스토크로 떠나면서 그가 유력한 북러 정상회담 장소로 거론되는 블라디보스토크를 며칠 동안 둘러본 뒤 귀국할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그렇게 하지 않았다.
이를 볼 때 러시아 극동 경유는 블라디보스토크와 평양 노선을 운항하는 고려항공 정기 여객기를 이용하려는 교통편의 때문이었을 확률이 높아 보인다.
김 부장의 방러로 김정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이 조만간 성사될 가능성은 한층 커졌지만 현재로선 김 위원장이 11개 시간대에 걸쳐 있는 광활한 러시아의 어디를 언제 방문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러시아 측은 김 위원장의 방러와 북러 정상회담 계획에 대해 "외교 채널을 통해 협의하고 있다. 구체적 일정은 없다"는 원칙적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북한 측은 관련 문제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철저히 비공개로 이루어진 김창선 부장의 방러에 대해서도 북러 양측은 공식적으로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크렘린궁 대변인은 자국 기자들의 관련 문의에 "논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 부장 귀국 후 북한 측이 내부 논의를 거친 뒤 김 위원장의 방러 시기와 장소를 확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로선 북한과 가까운 극동 블라디보스토크나 수도 모스크바가 가장 유력한 예상 정상회담 장소로 거론된다.
두 도시를 포함한 러시아 내 도시들 가운데 어느 한 곳에서 4월 중에 정상회담이 열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오는 5월 9일 러시아 전승기념일 무렵에 김 위원장의 방러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베트남 북미 정상회담에서 자신들이 내세운 요구 조건 수용을 거부한 미국 측을 압박하기 위해 우방인 중국, 러시아와의 유대 관계를 한층 강화할 것으로 전망돼 왔다.
이 같은 맥락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이미 여러 차례 방문한 중국에 이어 조만간 러시아를 집권 후 처음으로 방문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cjyo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