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로 사업 확장"…스트리밍 강자 넷플릭스와 접전 예고
25일 공식 발표할 듯…오프라 윈프리·스티븐 스필버그도 합류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 아이폰과 맥북 등을 만드는 애플이 TV·영화 등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AP·로이터 통신 등 외신들은 애플이 25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사옥에서 미디어 행사를 열고 이 같은 신규 서비스 사업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애플이 가장 야심 찬 미디어 프로젝트를 공개할 것"이라며 애플이 이 사업을 위해 10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다고 전했다.
애플이 도입할 신규 서비스는 크게 두 가지로, 그중 하나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포함한 TV·영화를 스트리밍으로 구독할 수 있는 서비스로 알려졌다.
애플은 이 서비스를 위해 영화배우 제니퍼 애니스톤·리즈 위더스푼 등을 영입하고 회당 110만 달러를 출연료로 지불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또 TV 진행자 오프라 윈프리,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도 애플에 합류했다.
애플의 동영상 시장 진출은 '몰아 보기'(binge viewing)로 불리는 새로운 TV 시청 패턴을 전 세계적으로 유행시키며 엔터테인먼트 시장에 지각 변동을 몰고 온 넷플릭스에 대한 도전장으로 풀이되고 있다.
오리지널 콘텐츠를 포함한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는 최근 고속성장하며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는 시장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전 세계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 규모가 지난해 426억 달러에 달하며 글로벌 영화 박스오피스 매출 411억 달러를 처음으로 넘어섰다고 최근 보도하기도 했다. 스트리밍 시장이 영화 시장을 넘어선 것은 사상 처음이다.
이러다 보니 넷플릭스 외에도 아마존이 이미 이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고 여기에 할리우드의 콘텐츠 공룡 디즈니와 케이블TV HBO를 가진 AT&T도 이 시장에 뛰어들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후발 주자인 애플의 강점은 전 세계적으로 10억 개가 넘는 애플의 기기가 보급돼 있다는 점이다.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할 인프라가 이미 깔린 셈이다. 이는 넷플릭스의 글로벌 가입자 수 1억3천900만명을 가뿐히 뛰어넘는다.
애플의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는 한 달 이용료가 9.99 달러에 책정될 것으로 외신들은 전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애플을 전 세계적 공룡 기업으로 만든 아이폰의 단물이 고갈돼가는 가운데 팀 쿡(애플 최고경영자)이 새로운 서비스 사업에 베팅을 하고 있다"며 "최근 수십 년 새 애플의 가장 큰 변화"라고 평가했다.
애플은 또 새로 개선된 뉴스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WSJ를 포함한 각종 신문, 잡지의 기사를 월 9.99 달러에 구독할 수 있는 서비스다.
애플은 이에 앞서 지난해 '뉴스판 넷플릭스'로 불리는 '텍스처' 앱을 인수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북미의 주요 잡지 기사를 최소한 5년간 활용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애플은 지금도 앱 판매나 클라우드, 애플뮤직 구독 등의 서비스 사업을 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 기준으로 서비스 사업의 매출 비중은 15%에 불과하다. 62%는 아이폰에서, 23%는 아이패드와 맥북 등에서 나왔다.
그러나 성장세는 정반대다. 아이폰의 매출은 정체 양상이지만 서비스 매출은 고속성장하고 있다.
애플의 이번 결정은 하드웨어에 편중돼 있던 사업 포트폴리오를 소프트웨어로 확장하며 다변화하려는 전략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넷플릭스 CEO 리드 헤이스팅스는 작년 10월 애플의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 진출 가능성을 두고 "전쟁은 시작됐다"(The game is on)라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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