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브릭스 정상회의서 시진핑-보우소나루 회동 주목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중국이 구상하는 '현대판 실크로드'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가 중남미로도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25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 폴랴 지 상파울루 등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지난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된 일대일로와 관련해 중남미 지역으로 눈을 돌리고 있으며, 특히 이 지역 최대 시장인 브라질을 참여시키는 데 공을 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남미 국가 가운데는 칠레가 지난해 말 중국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나 브라질을 제외한 일대일로는 큰 의미가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오는 11월 브라질에서 개최되는 제11차 브릭스(BRICS) 정상회의가 일대일로의 중남미 확산에 중요한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에게 일대일로 참여를 적극적으로 권유할 것으로 관측된다.
브라질이 참여를 결정하면 다른 중남미 국가들을 끌어들이는 데도 유리한 여건을 조성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노골적으로 친미(親美) 성향을 드러내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과연 일대일로에 합류할 것인지다.
'브라질의 트럼프'를 자처하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기간부터 '중국 견제'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혔다. 취임 이후 다소 누그러지기는 했으나 중국에 대한 시각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브라질 정부 내에서도 중국과의 관계를 둘러싸고 각료들 간에 견해차가 나타나고 있다.
파울루 게지스 경제장관은 "중국이 브라질에 대한 투자를 원하는 만큼 중국의 투자를 거부할 이유가 없다"며 실용적인 입장을 나타냈으나 에르네스투 아라우주 외교장관은 "중국에 철광석·대두를 더 많이 수출하기 바라지만, 그것 때문에 우리의 영혼을 팔지는 않을 것"이라며 중국에 경계심을 나타내고 있다.
한편,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경제 5개국으로 이루어진 브릭스(BRICS) 정상회의는 11월 13∼14일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개최된다.
브릭스 정상회의가 브라질에서 열리는 것은 2010년과 2014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과학기술, 혁신, 디지털 경제, 생산 활동을 위한 금융지원 확대 방안 등에 관해 협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브라질 외교부는 전했다.
정상회의에 맞춰 오는 12월에는 상파울루 시에 브릭스 신개발은행(NDB) 미주지역 사무소가 문을 열 예정이다.
브라질 정부와 재계는 NDB 미주지역 사무소 설치를 계기로 브릭스 회원국 간 통상 확대는 물론 인프라 분야에 대한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NDB는 2015년 7월 중국 상하이에서 정식으로 발족했으며, 신흥국과 개도국의 인프라 확충을 위한 금융지원에 주목적을 두고 있다. NDB는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과도 긴밀하게 협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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