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트럼프 '골란고원 선언' "인정못해"…한목소리 비판

입력 2019-03-26 10:13   수정 2019-03-26 15:47

국제사회, 트럼프 '골란고원 선언' "인정못해"…한목소리 비판
시리아 "주권에 대한 명백한 공격"…유엔 사무총장, '시리아 영토' 입장 재확인
터키·러시아 등 "국제법 위반"…중동지역 긴장 고조 우려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시리아 골란고원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을 공식 인정하자 국제사회는 이 같은 결정을 인정할 수 없다면서 비판을 쏟아냈다.

골란고원은 1967년 6월 이스라엘과 아랍 사이에서 벌어진 이른바 '6일 전쟁' 이후 이스라엘이 점령한 시리아 영토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는 이를 불법 점령으로 규정하고 이스라엘의 철수를 촉구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이스라엘의 골란고원 주권을 인정하는 포고문에 서명했다.
로이터, AFP통신 등에 따르면 당사국인 시리아 정부는 미국의 이번 결정에 대해 시리아의 주권에 대한 노골적인 공격이라고 규탄했다.
시리아 외교부의 한 소식통은 국영 사나 통신에 "시리아의 주권과 영토보전에 대한 명백한 공격"이라면서 "트럼프는 (이스라엘의 골란고원) 점령을 합법화 혹은 정당화할 권리와 법적 권한을 갖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골란고원의 지위에 대한 우리의 입장은 달라지지 않는다"며 '시리아 영토'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포고문 발표 직후 성명을 통해 "골란고원에 대한 유엔의 정책은 안보리 결의에 따르고 있다"면서 "골란고원의 지위는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이 전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그러면서 "골란고원을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고 있어 매우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인 터키 외무부도 성명을 내고 미국의 이번 결정은 국제법을 중대하게 위반한 것이라고 규탄하면서 "원천적 무효"라고 규정했다.
레바논 외무부도 이번 조치는 "국제법 규정 위반"으로, "평화를 달성하려는 노력을 약화한다"면서 "골란고원은 시리아의 땅이며 어떤 결정도 이를 바꿀 수 없고, 어떤 국가도 땅의 소유권을 한 국가에서 다른 국가로 넘기는 것으로 역사를 재논의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마리아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 역시 이번 조치는 "모든 국제 절차를 무시한 것"이라면서 이는 "중동 지역에 새로운 긴장의 물결을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로이터 제공]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전화 통화에서 미국의 결정은 "중대한 국제법 위반"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시리아 위기 해결을 막고 중동 전역의 상황을 악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1일 골란고원에 대해 이스라엘 주권을 인정할 때가 됐다고 주장했을 때에도 중동 국가는 물론 영국, 독일, 프랑스, 유럽연합(EU) 등에서 직간접적인 비판이 쏟아졌다.
당시 EU 대변인은 "EU는 국제법에 따라서 골란고원을 포함해 지난 1967년 이후 이스라엘이 점령한 땅에 대해 이스라엘의 주권을 인정하지 않고 이스라엘 영토의 일부라고도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kj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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