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5명 탄 승용차 추락 강릉 헌화로…"추락사고 날 곳 아닌데"

입력 2019-03-26 15:28   수정 2019-03-26 17:15

10대 5명 탄 승용차 추락 강릉 헌화로…"추락사고 날 곳 아닌데"

(강릉=연합뉴스) 이해용 기자 = "급커브여서 웬만하면 달리지 않는 곳인데…."
26일 10대 5명이 탄 승용차가 바다로 추락해 숨진 강원 강릉시 옥계면 금진리 일원 헌화로는 동해안 최고의 해안 관광도로다.

헌화로는 신라시대 향가 '헌화가'에서 한 노인이 수로부인에게 절벽에 핀 꽃을 꺾어 바친 장소로 알려져 헌화로로 불리고 있다.
헌화로는 해안 절벽 아래를 따라 커브를 돌 때마다 숨겨진 비경이 그림처럼 다가오는 곳이어서 동해안의 정취를 느끼고 싶은 사람이 즐겨 찾는 곳이다.
헌화로 옆으로는 깨끗한 백사장, 평온한 어촌마을, 눈을 떼기 힘든 기암괴석이 자리 잡고 있어 동해안 드라이브 코스로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유명 드라마의 촬영지로도 널리 알려진 곳이다.
바닥이 훤하게 보일 정도로 맑고 깨끗한 바다를 끼고 도는 헌화로는 1998년 처음 개설됐다.
당시 가드레일의 높이가 1.2m였으나 2008년 너울로 파도로 도로가 훼손된 것을 계기로 보수공사를 하면서 0.7m로 낮춰 드라이브하며 경치를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바닷물에 부식되는 철제 난간을 FRP 소재로 바꿔 녹이 슬거나 부식되는 것을 막았다.
하지만 도로와 인도를 구분하는 턱이 낮은 데다 가드레일이 쉽게 부러지는 소재여서 이날 추락사고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주민과 경찰은 차량이 속력을 낼 구간이 아닌 곳에서 추락사고가 난 것에 대해서는 의아해하고 있다.
이날 아침 산책을 하다 차가 바다에서 전복된 것을 목격한 주민 이희왕(66)씨는 "여기서 추락사고가 난 것은 처음 봤다"고 말했다.
또 "오늘 아침 처음 왔을 때 가드레일이 다 깨져 있는 상황이었다"며 "젊은이들이 커브에서 속력을 내 추락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운전 미숙 등으로 승용차가 추락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사고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쪽 도로가 급커브가 많아 위험하지만 빨리 달릴 수 없기 때문에 평소 큰 사고는 나지 않았다"며 "운전자가 커브 길에서 (핸들을) 꺾지 못하고 바다에 추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dmz@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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