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 일어난다'…선수들 깨운 최태웅 감독의 '형님 리더십'

입력 2019-03-26 21:32  

'기적 일어난다'…선수들 깨운 최태웅 감독의 '형님 리더십'
챔프 1차전 5세트 6-9에서 작전타임 후 극적인 5-10 역전승
챔프 2, 3차전에선 허리 통증 파다르, 무명 허수봉 활약 끌어내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남자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의 사령탑인 최태웅(43) 감독이 2018-19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기적의 리더십'으로 2년 만의 우승을 이끌었다.
최태웅 감독의 리더십을 극명하게 보여준 건 지난 22일 대한항공과 챔피언결정 1차전이었다.
최종 5세트까지 이어진 치열한 승부에서 현대캐피탈은 6-9로 뒤져 패색이 짙은 상황이었다.
최태웅 감독은 작전타임을 불러 선수들을 모아놓고 선수들에게 '기적이 일어난다'며 독려했다.
이후 현대캐피탈 선수들은 기적처럼 연속 6점을 몰아치며 5세트를 15-10으로 이겨 1차전을 따내며 챔프전 우승의 디딤돌을 마련했다.
현대캐피탈의 주장인 문성민은 당시 "최태웅 감독님의 짧은 말 한마디가 선수들에게 큰 힘을 줬고, 우리 선수들이 합심해 역전승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태웅 감독은 여세를 몰아 챔프 2, 3차전 승리로 결국 현대캐피탈을 '봄 배구'의 주인공이 되도록 했다.
최 감독은 지난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로 풀려 한국전력으로 이적한 노재욱 대신 주전 세터 자리를 꿰찬 이승원을 안정감 있는 '경기 조율사'로 키워냈다.
또 무명 신세였던 레프트 허수봉을 깜짝 스타로 발굴했고, 허리 통증 여파로 우리카드와 플레이오프 2차전에 결장했던 외국인 '거포' 파다르의 전력을 끌어내 우승의 마지막 퍼즐을 맞췄다.
최고참 선수로 뛰는 리베로 여오현(41·플레잉 코치)과 두 살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최 감독은 특유의 부드러운 '형님 리더십'이 돋보인다.



그는 선수들이 즐겁게 배구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건 물론이고 고비 때마다 작전타임을 불러 선수들을 다그치기보다는 다독이는 부드러운 말투로 선수들의 힘을 불어넣곤 했다.
위기 상황에서도 선수들을 신뢰하는 믿음의 리더십으로 잠재력을 극대화하곤 했다.
지난 2016년 4월 9일 OK저축은행과 경기 3세트 22-23으로 끌려가던 상황에서는 선수들에게 "여기 있는 모든 사람이 너희를 응원하는 거야. 그 힘을 받아서 한번 뒤집어봐. 이길 수 있어!"라고 말한 게 배구계에 회자하기도 했다.
최 감독은 한국 프로배구 사상 처음으로 코치를 거치지 않고 현역 선수에서 감독으로 전격 발탁된 케이스다.
한양대 졸업 후 1999년 삼성화재에 입단한 최 감독은 삼성화재의 실업배구 9연패와 77연승에 앞장섰다.
프로 원년인 2005년부터 2008-09시즌까지 세트 부문 1위에 오르며 프로배구 사상 처음으로 7천 세트를 달성했고,
2008년까지 9년간 국가대표 부동의 주전 세터로도 활약했다.
하지만 '영원한 삼성맨'으로 남을 것 같았던 그는 2010년 6월 FA로 풀려 삼성화재로 이적한 박철우의 보상 선수로 라이벌 현대캐피탈의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그는 현대캐피탈의 선수로 뛰던 2015년 4월 사령탑으로 깜짝 발탁됐고, 올해까지 네 시즌 연속 팀을 챔프전에 진출시켰다.
2015-16시즌과 2017-18시즌에는 모두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고도 챔프전 우승컵을 놓쳤다.
하지만 2016-17시즌에는 정규리그 2위로 플레이오프를 통과한 뒤 정규리그 1위 대한항공을 3승 2패로 따돌리고 챔프전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올 시즌에도 정규리그 2위로 밀렸지만 우리카드와 플레이오프를 2전 전승으로 통과한 뒤 정규리그 1위 대한항공마저 3전 전승으로 따돌리고 챔프전 우승 기쁨을 맛봤다.
현대캐피탈은 최 감독과 2017년 4년 장기 계약하며 2021년 4월까지 계약을 연장했다.
'명가' 현대캐피탈의 부활을 이끈 최태웅 감독의 지도자로서 '전성시대'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chil881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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