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주택착공 8개월래 최대폭 감소…3월 소비자신뢰 전망치 대폭 하회
(뉴욕·서울=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김지연 기자 = 미국의 경기 둔화 우려가 확산하는 가운데 주택건설 경기와 소비자 신뢰를 나타내는 지표가 나란히 부진하게 나왔다.
'연초 훈풍'을 탔던 미국의 주택건설 경기는 약세로 돌아섰다.
미 상무부는 2월 주택착공 건수가 116만2천 건(계절조정)으로 전월보다 8.7% 감소했다고 26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자 전문가들의 예상치 121만3천 건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지난해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 자재 가격 상승, 인력 부족 등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였던 주택착공 실적은 지난 1월에는 두 자릿수대 증가율을 나타냈다가 2월 감소세로 돌아섰다.
향후 주택시장 동향을 가늠할 수 있는 신규주택 건축 허가는 129만6천 건으로 1.6% 감소했다.
주택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단독주택 착공은 지난달 17% 급감해 2017년 5월 이후 가장 적은 80만5천 건으로 집계됐다.
로이터통신은 "단독주택 착공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전체 주택건설 실적이 예상치를 밑돌았다"면서 "2월의 불안정한 기후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케이스·실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월 20대 도시지역 집값은 작년 동월보다 3.6% 오르는 데 그쳐 2012년 9월(3%) 이후 상승세가 가장 둔화했다.
소비자들이 경기를 어떻게 판단하는지 보여주는 지표도 저조하게 나타났다.
콘퍼런스보드는 3월 소비자신뢰지수가 124.1로 전월보다 7.3포인트 하락했다고 이날 밝혔다.
시장 예상치 132.5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이 지수는 지난 1월까지 3개월 연속 하락했다가 2월 반등했으나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콘퍼런스보드는 최근 몇 달간 소비자 신뢰 수준의 변동성이 컸다면서도 "전반적인 추세는 지난해 여름부터 둔화해 경제 성장이 완화했음을 가리킨다"고 진단했다.
비즈니스 여건과 노동시장 여건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가가 모두 약화했으며 일자리가 충분하다고 보는 응답과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다는 응답의 격차가 8개월 만의 최저 수준으로 좁혀졌다.
미국 노동부가 최근 고용 보고서에서 지난달 일자리가 2만 개 늘어나는 데 그쳐 1년 만에 가장 저조했다고 발표한 것과 비슷한 추세를 보여준다.
팀 퀼란 웰스파고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에서 "소비자 신뢰가 소프트 패치에 있다"며 "역사적인 기준으로 여전히 높은 상태이므로 아직 소비 감소까지 걱정하지는 않지만, 지난해의 고조된 분위기는 사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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