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佛 국빈방문 계기 파리서 다자회담 개최
융커 "中, 자국 시장에서 유럽기업 접근성 보장해야"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유럽을 순방 중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중국과 유럽이 상대에 대한 의심을 거두고 함께 나아가자고 제안했다.
유럽 지도자들은 중국과 긴밀한 관계를 원하지만, 무역 등에 있어서 중국이 호혜적 관계를 먼저 구축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26일(현지시간) AFP,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파리에서는 시 주석,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위원장 등이 참여한 가운데 다자회담이 열렸다.
이날 만남은 시 주석의 프랑스 국빈방문에 맞춰 중국-유럽 간 주요 이슈를 논의하기 위한 것으로 무역, 기후변화를 포함한 환경정책 등에 관해 긴밀한 의견교환이 이뤄졌다.
[로이터 제공]
유럽 내 우려에도 불구하고 시 주석은 지난 23일 이탈리아와 이른바 '현대판 실크로드'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거침없는 행보를 하고 있다.
중국이 경제와 무역을 겨냥한 구상이라고 밝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방은 중국이 일대일로를 통해 지정학적, 군사적인 확장을 꾀하려 하고 있다는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이날 다자회담 후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시 주석은 "물론 유럽과 중국 간에는 차이가 있고, 경쟁이 있지만 이는 긍정적인 경쟁"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우리는 함께 나아가고 있다. 불신이 우리가 뒤를 돌아보도록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마크롱 대통령은 중국이 EU의 통합성을 존중해야 한다면서 모범적인 관계를 구축할 것을 요구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중국을 존중하고 있다며, EU 지도자들은 (중국을 포함한) 주요 파트너들이 그동안 EU가 보여준 통합성과 가치를 존중할 것을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마크롱은 유럽과 중국이 협력을 통해 다자주의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무역기구(WTO)의 현대화를 위한 중국과 EU의 협력을 가속화 해야 한다"면서 "이를 통해 투명성, 생산과잉, 정부 보조, 분쟁 해결 등과 관련한 이슈에 더 잘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 주석과 마크롱 대통령은 공동성명에서 규칙에 입각한 국제질서를 고취하기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메르켈 총리는 유럽이 일대일로에 보다 열린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메르켈 총리는 "유럽 역시 (일대일로에서) 역할을 하기를 원한다"면서도 "그러려면 호혜성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 현재로서는 이를 찾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융커 위원장은 오는 4월 12일 예정된 EU-중국 정상회의에 앞서 보다 균형 잡힌 관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 기업들이 유럽에서 누리는 것처럼 유럽 기업들 역시 중국에서 비슷한 수준의 시장 접근권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EU는 수년간 중국에 무역과 투자를 포함한 제한없는 시장 접근을 허용해 왔지만, 반대로 중국의 개방 속도가 늦은 데 대한 불만을 갖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과 메르켈 총리, 융커 위원장은 모두 중국을 "경쟁자"라고 표현했고, 융커 위원장은 이를 중국에 대한 찬사라고 설명했다.
중국과 프랑스는 아울러 이날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종 다양성 보호, 플라스틱 오염 감축 등을 포함해 환경보호를 위한 글로벌 개선 노력을 촉구했다.
양측은 멸종 위기 생물들이 밀렵과 밀매 등 환경범죄에 희생되지 않도록 협력하기로 했다.
남극 지역 생태계 보호, 플라스틱 오염 감축과 함께 2015년 파리기후협약의 완전한 이행을 위한 행동에도 나서기로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전날에는 중국이 신장 위구르 수용소에 구금한 이슬람 신자 인권에 대한 문제도 제기했다.
그는 "EU는 개인의 자유와 기본권에 대한 존중에 기반하고 있다"면서 "이것이 프랑스와 유럽이 중국의 기본권 존중에 관한 의문을 대화에서 제기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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