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프전 우승하니까, 정규리그 1위 놓친 게 아쉽네요"
(천안=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최태웅(43) 현대캐피탈 감독이 뽑은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는 세터 이승원(26)과 여오현(41) 플레잉코치다.
최태웅 감독은 26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치른 대한항공과의 챔피언결정 3차전을 세트 스코어 3-1(25-20 30-32 25-19 25-20) 승리로 장식하며 우승 트로피를 든 뒤, 두 선수의 이름을 가장 먼저 불렀다.
그는 방송 인터뷰에서 이승원을 떠올리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감정을 억누르고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최 감독은 "울지 않고 인터뷰를 마칠 수 있었는데 이승원 얘기가 나와서 눈물을 막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승원이가 올 시즌 내내 힘든 일을 많이 겪었다. 좋아지려고 하면, 부상을 당하는 등 너무 불운했다"며 "챔피언결정전에서 잘하는 모습을 보니까, 울컥하더라"라고 말했다.
현대캐피탈은 자유계약선수(FA) 전광인을 영입하면서 세터 노재욱을 보상선수로 내줬다.
이승원은 충실하게 시즌을 준비했지만, 지난해 10월 정규리그 개막과 통시에 부상을 당했다. 부상에서 복귀한 뒤에도 '다시 준비할 시간'이 필요했다.
최 감독은 때론 이승원을 질책하고, 때론 격려하며 한 시즌을 보냈다.
최 감독은 "이승원은 정말 열심히 했다. 그래서 더 안타까웠다"고 했다.
불혹에도 몸을 던지는 리베로 여오현도 최 감독을 울컥하게 했다.
최 감독은 "여 코치는 나이를 거꾸로 먹는 것 같다. 특히 포스트시즌에서는 젊은 선수처럼 움직였다"고 고마워했다.
이후에도 최 감독의 칭찬 릴레이가 이어졌다.
최 감독은 "전광인은 챔피언결정전 MVP를 받고자 우리 팀에 온 것 같다. 궂은일을 하면서도 뛰어난 공격력을 뽐낸다. 문성민이 코트에 있고 없고의 차이가 정말 크다. 문성민은 아파도 아프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 정말 우리 팀의 정신적인 지주다"라고 토종 레프트 전광인과 문성민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하지만 최 감독의 욕심은 다 채워지지 않았다.
최 감독은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하고 나니, 정규시즌 우승(현대캐피탈은 2위)을 하지 못한 게 아쉽다. 다음 시즌에는 통합우승을 하고 싶다"고 했다.
jiks7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