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뤼도 총리 "중국에 정부 협상 대표단 파견 검토"
(밴쿠버=연합뉴스) 조재용 통신원 = 캐나다 카놀라 생산업계가 중국의 전면 수입 중단 조치로 초비상 사태에 빠졌다.
26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중국 당국이 이달 초 캐나다 카놀라 수출 업체 리차드슨 사에 수입 금지 조치를 취한 데 이어 이날 비테라 사 제품에 대한 수입 중단 조치가 추가 확인되는 등 캐나다산 카놀라 수입의 전면 차단으로 이어지자 업계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중국 당국의 수입 중단 조치는 지난해 12월 중국 이동통신 장비업체 화웨이의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이 미국 요청으로 캐나다 당국에 체포된 이후 캐나다를 표적으로 삼은 보복 조치의 하나로 여겨진다.
카놀라 시드(seed)는 식용유나 가축 사료, 바이오 연료 제조 원료로 캐나다의 대중국 수출 가운데 17%를 차지하는 주요 농산물이다. 지난해 기준 대중국 수출액은 27억 캐나다달러(약 2조3천억원)로 캐나다 내 고용 인력이 25만여명에 달한다.
중국 수출이 막히자 카놀라 가격이 급락하면서 농가들이 다른 수출 시장을 찾기 위해 발 벗고 나섰지만, 생산 물량을 제대로 처리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비테라 측은 이날 중국 당국이 성명을 통해 자사 수입품의 샘플 조사를 벌인 결과 유해 생물이 발견돼 발송 등록을 취소했다고 밝힌 것으로 전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 측의 이 주장이 근거가 희박하다고 반박하면서 "우리가 수출하는 모든 제품은 상대 수입 기준을 충족하도록 철저한 검사를 거치는 만큼 과학에 근거한 검사 방식을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수출 시장 접근에 문제가 발생하면 산업 전반은 물론 해당 농가들이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비테라의 브라이언 인스 부사장은 "지난해 12월까지 최고 품질이었던 우리 제품이 이제 갑자기 아니라니 당황스럽다"며 "국제 시장에서 다른 구매자들이 높은 품질의 우리 제품에 만족하는데, 중국에서 갑자기 문제가 생겼다니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업계는 정부가 나서 중국 당국과 협의에 나설 것을 요청하면서 정부 당국과 최대한 협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쥐스탱 트뤼도 총리도 이날 카놀라 생산지인 매니토바주 위니펙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 문제를 매우 중대한 사안으로 여기고 있다"며 정부 고위 대표단을 구성해 중국에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 시장 분석가는 일본이나 멕시코, 파키스탄, 아랍에미리트 등을 대체 시장으로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카놀라 가격 하락에 따라 이들 국가에서 수입이 늘어날 수 있겠지만 중국 수요를 모두 대체할 수는 없다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다른 전문가는 특히 "카놀라 뿐 아니라 다른 캐나다 농산물에 대해서도 중국의 수입 중단 조치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의 카놀라 수입 중단 조치는 화웨이 사태 이후 캐나다와 빚어진 양국 관계 갈등 가운데 가장 최근의 사례로 지적됐다.
지난해 12월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이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위반한 혐의로 캐나다에서 체포된 후 중국은 대북사업가 마이클 스페이버 등 캐나다인 2명을 국가안보 위해 혐의로 구금하는 등 보복 조치에 나섰다.
이후 캐나다는 중국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멍 부회장의 신병을 미국으로 인도하는 절차에 착수했으며, 중국 정부는 이를 강력하게 비판하면서 멍 부회장의 즉각 석방을 요구했다.
jaey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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