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뉴질랜드 등 9개국 대사 및 유엔기구 대표 초청 간담회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최근 뉴질랜드 내 이슬람사원 2곳을 상대로 한 무차별 공격으로 50명이 목숨을 잃은 참사가 발생한 가운데 주한 뉴질랜드 대사가 포용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혐오와 차별과 관련된 그간의 잘못을 반성하고 바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필립 터너 주한 뉴질랜드 대사는 27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서울에서 국가인권위원회가 연 '혐오차별 대응 주한대사 및 유엔기구 대표 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터너 대사는 "우리는 크라이스트처치에서 벌어진 무슬림 공동체에 대한 처참한 공격을 목도했다"며 "뉴질랜드 국민에게 바로 지금 혐오와 차별에 맞서는 싸움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다"고 말문을 열었다.
터너 대사는 "우리는 혐오차별과 싸우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완전히 포용적이고, 관용적인 사회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포용적인 사회를 만들려면 잘못을 돌아보고 이를 바로 잡아야 한다"며 "또한, 더 강력한 법과 정책, 행동의 틀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법 자체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만큼 우리가 스스로 기대하는 행동이 무엇인지 교육하고, 목표를 세우고, 이를 바꾸기 위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는 터너 대사를 비롯해 프랑스, 핀란드, 스위스, 호주, 유럽연합(EU) 대표부, 영국, 노르웨이, 스웨덴 등 주한대사 9명과 서울 유엔인권사무소, 유엔난민기구 서울사무소 대표가 참석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각국의 혐오차별 관련 제도와 유엔의 기준 등을 소개했다. 특히 혐오 차별에 대응하기 위해 적절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아 강조했다.
리누스 폰 카스텔무르 주한 스위스 대사는 "전 세계 학교는 차별과 인종주의, 불관용을 해소하는 것을 교육의 핵심 의무로 삼아야 한다"며 "관용과 비(非)차별은 저절로 생기지 않는 만큼 실제 실현하기 위해 모두가 각자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하엘 라이터러 EU 대표부 대사도 "혐오차별과 싸우려면 정치적 리더십과 법적 근거 외에도 언론과 시민사회의 노력, 교육이 중요하다"며 "혐오차별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교육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뜻을 같이했다.
이날 인권위는 혐오차별 대응을 위한 주요 업무 방향을 소개하고, 국제사회의 지지를 요청했다.
최영애 인권위원장은 "혐오와 차별은 국가 간 협력을 통해 풀어야 하는 국제적 인권 문제"라며 "혐오차별은 소수자들의 삶을 파괴할 뿐만 아니라 공존하는 사회를 만드는 데 제약이 되는 만큼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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