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콰도르 "마두로 정권이 코레아 前대통령에 자금 지원"

입력 2019-03-28 07:51  

에콰도르 "마두로 정권이 코레아 前대통령에 자금 지원"
반부패 장관 "모레노 현 정부 흔들 의도로 3억여원 전달"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권이 에콰도르 현 정부를 흔들기 위해 전 대통령에게 자금을 지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7일(현지시간) 엘 코메르시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반 그란다 에콰도르 반부패 장관은 이날 마두로 정부가 라파엘 코레아 전 대통령에게 28만1천 달러(약 3억2천만원)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란다 장관은 마두로 정권이 레닌 모레노 현 정부를 불안정하게 만들기 위한 의도 아래 지난해 8월 코레아 전 대통령이 운영하는 재단에 자금을 전달했다고 주장하며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베네수엘라 국영 개발은행(BANDES)을 통해 자금이 전달된 후 코레아 전 대통령과 측근들에게 분배됐다고 게 그란다 장관의 주장이다.
모레노 대통령은 지난 22일 칠레 산티아고서 열린 우파 동맹 프로수르 출범식에 참석, 다른 국가 정상들에게 유사한 책동을 경계하라고 경고한 바 있다.
코레아 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제발 조국에 해를 끼치지 말고 집으로 돌아가라"며 의혹을 즉각 부인했다.
그가 운영하는 재단도 모든 활동이 합법적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코레아 전 대통령은 2017년 5월 대선에서 자신의 지지를 토대로 당선된 모레노 대통령과 갈등을 겪고 있다.
모레노 대통령은 코레아 전 대통령 집권 시절 부통령을 지내는 등 정치적 동지였다.
코레아 전 대통령은 그러나 모레노가 집권 후 시장 친화적이며 전 정권과 다른 우파 노선을 추구하자 '21세기 사회주의' 이상을 배신했다고 비판했다.
모레노 대통령은 코레아 전 대통령 측이 자신을 원격으로 감시하기 위해 집무실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했다고 비난하면서 둘 사이의 관계가 급격히 틀어졌다.
모레노 대통령은 특히 코레아 전 대통령의 집권 시절에 이뤄진 각종 부패 스캔들이 자신이 취임한 이후 드러나자 강력한 부패 척결 의지를 드러내며 단호하게 대처했다.
이와 함께 페트로아마조나스, 페트로데콰도르를 포함한 국영기업의 인력을 10% 줄이는 것을 포함한 재정지출 감축을 추진하는 등 코레아 전 정권보다 시장 친화적 경제정책을 펼치기도 했다.
2007년부터 2017년까지 대통령을 지낸 좌파 성향의 코레아는 지난 2017년 5월 여당인 국가연합당 후보로 대선에서 승리한 모레노에게 자리를 물려준 뒤 같은 해 7월 부인의 모국인 벨기에로 출국해 가족과 함께 머물고 있다.
에콰도르에서는 지난해 2월 전직 대통령의 대선 재출마를 무제한 허용하는 헌법 규정을 폐지하는 내용의 개헌 국민투표가 가결됐다. 이로써 코레아는 2021년 대선에 출마할 수 없다.
penpia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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