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강기윤, 민주당·정의당 단일후보 여영국 양자대결 구도
(창원=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민생파탄 경제정책 방향을 바꿔야 합니다"
![](https://img.yonhapnews.co.kr/etc/inner/KR/2019/03/28/AKR20190328055700052_01_i.jpg)
창원성산 4·3 국회의원 보궐선거 사전 투표일을 하루 앞둔 28일 오전 창원시 성산구 반림동 럭키아파트 단지 앞.
자유한국당 강기윤(59) 후보는 선거운동원들을 대동하지 않고 혼자 출근길 시민들에게 명함을 나눠줬다.
그는 연일 이어지는 유세 때문인지 쉰 목소리로 깊이 머리를 숙이고 "잘 부탁합니다. 안녕하십니까"라고 거듭 인사를 했다.
강 후보는 18대 총선을 시작으로 이번 보궐선거까지 창원성산에서만 국회의원 선거에 4번 출마했다.
창원성산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인 점이 강점이다.
경남도의원을 거쳐 19대 국회의원을 한 그는 매번 선거 때마다 40% 이상 표를 얻을 정도로 고정 지지층이 탄탄하다.
창원국가산단 중견기업체 직원인 김민철(48) 씨는 "최저임금 인상 등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 경제정책에 불만을 품은 사람이 많다"며 "한국당이 그동안 심판을 많이 받았던 만큼 이번에는 기회를 줘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http://img.yonhapnews.co.kr/etc/inner/KR/2019/03/28/AKR20190328055700052_02_i.jpg)
"권영길∼노회찬으로 이어지는 진보정치 명맥을 이어 주십시오"
비슷한 시간 정의당 여영국(55) 후보는 남산동 남산시외버스정류소에서 버스를 타는 시민들에게 인사를 했다.
심상정 의원과 동행한 그는 정류소 안팎을 오가며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악수를 청했다.
그는 지난 25일 더불어민주당 권민호 후보와의 후보 단일화 여론조사에서 이겨 두 당의 단일후보가 됐다.
기호 5번은 그대로지만 유세차량과 선거 현수막에는 '민주당·정의당 단일후보'란 표현이 들어갔다.
그는 국회의원 선거는 처음이지만, 경남도의원 재선을 할 정도로 지역 기반이 단단하다.
성산구 최대 번화가인 상남동에서 식당을 하는 김재화(61) 씨는 "여 후보는 소탈하고 서민적이어서 동네 주민들이 다들 좋아한다"며 "민주당과의 후보 단일화도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정의당 단일후보가 결정되기 전 여론조사에선 강기윤 후보가 우세를 보였다.
MBC경남이 리얼미터에 의뢰해 공식선거운동 돌입 전인 지난 16∼17일 창원성산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포인트)에서 강기윤 후보는 30.5%, 여영국 후보가 29.0%를 얻어 각각 1·2위를 했다.
그러나 단일화 후 여영국 후보가 역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일보 조사연구팀이 단일화 직후인 지난 25∼26일 창원성산 성인 7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7% 포인트)에서 여영국 후보는 41.3%를 기록해 28.5%를 얻은 자유한국당 강기윤 후보를 앞섰다. (두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http://img.yonhapnews.co.kr/etc/inner/KR/2019/03/28/AKR20190328055700052_04_i.jpg)
이번 창원성산 보궐선거에는 여야, 무소속 후보까지 6명이 출마했다.
겉으로는 다자대결이다.
그러나 투표일이 다가올수록 강기윤 후보와 여영국 후보 양자 대결 구도로 진행된다는데 별다른 이견이 없다.
창원성산은 보수 성향이 강한 부산경남(PK) 지역에 속하지만, 역대 총선에서 한국당이 고전했다.
전국최대 산업단지인 창원국가산업단지에 근무하는 근로자들이 많아 진보 성향 유권자층이 다른 곳보다 두텁다.
2000년 16대 총선 이후 치러진 5번의 선거에서 진보진영은 3차례, 자유한국당 계열 보수정당은 2번 승리했다.
16대 때는 한나라당 이주영 의원(현 국회부의장)이, 17·18대 때는 권영길 전 민주노동당 대표가, 19대 때는 새누리당 강기윤 후보가, 20대 때는 고(故) 정의당 노회찬 의원이 의원 배지를 달았다.
이 때문에 창원성산은 보수진영에는 '험지'로, 진보진영에는 '진보정치 1번지'로 꼽힌다.
![](http://img.yonhapnews.co.kr/etc/inner/KR/2019/03/28/AKR20190328055700052_05_i.jpg)
경기 침체가 유권자 표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거리다.
상남동의 한 부동산 중개인은 "한강 이남 전국최대 번화가로 불리던 상남동에 빈 점포가 넘쳐난다"며 "식당, 술집 자영업자들이 폐업한 목 좋은 자리는 대기업 프랜차이즈가 점령했다"고 전했다.
창원성산은 2천800여 입주기업, 고용인원 12만명이 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창원국가산업단지를 품고 있다.
임금 근로자 가정이 쓰는 돈이 시장, 거리에 풀리면서 지역경제가 돌아간다.
기업 경기는 지역경제에 곧바로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주력산업인 조선·기계산업 침체가 수년째 이어져 시민, 상인들이 느끼는 체감경기가 크게 나빠졌다.
현 정권 들어서는 탈원전 정책으로 두산중공업을 중심으로 하는 창원지역 원전기업의 어려움이 크다.
바른미래당은 6명 후보 중 유일한 30대인 이재환(38) 후보를 내세웠다.
그는 수구 보수와 급진좌파에 창원을 맡길 수 없다며 경상도 사투리인 '확 디비뿌라'(확 뒤집어 버려라)를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웠다.
민중당 손석형(61) 후보는 20년간 진보정치에 몸담은 자신에게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손 후보는 진정한 진보 후보는 자기밖에 없다며 완주를 다짐했다.
대한애국당은 진순정(41) 후보를 내세웠고, 무소속은 김종서(64) 후보가 뛴다.
seam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