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데뷔 박한이 첫 만루포와 2000년생 김영규 데뷔전 승리

입력 2019-03-28 10:44  

2001년 데뷔 박한이 첫 만루포와 2000년생 김영규 데뷔전 승리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두 방의 끝내기 안타와 삼성 라이온즈의 대포 난사 등 풍부한 얘깃거리가 쏟아진 27일 프로야구 개막 나흘째 경기에서 주인공은 불혹의 사나이 박한이(40·삼성 라이온즈)와 NC 다이노스의 영건 김영규(19)였다.
박한이는 홈런 8방을 앞세워 롯데 자이언츠를 23-4로 무참히 깬 경기의 히어로였다.
2001년 삼성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그는 이 경기에서 처음으로 만루홈런을 터뜨렸다.
김동엽 대신 대타로 나오자마자 좌중월 아치를 그려 시즌 첫 번째이자 개인 통산 3번째 대타 홈런을 장식한 뒤 8회엔 밀어서 다시 좌측 펜스를 넘겨 그랜드 슬램 폭죽을 쐈다.
22세에 프로에 들어와 40이 돼서야 처음으로 날린 만루홈런이니 사연이 적지 않은 대포다.
박한이는 "두 개의 홈런보다 팀이 이긴 것이 중요하다"며 "만루 상황에서는 밀어치자는 생각으로 배팅한 것이 운 좋게 홈런으로 연결된 것 같다"고 몸을 낮췄다.
4타수 3안타 5타점의 순도 높은 공헌으로 박한이는 '살아 있다'는 존재감을 뽐냈다.
박한이는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자유계약선수(FA) 권리를 포기하고 삼성에 잔류했다. 나이 탓에 오라는 곳이 없을 수도 있었지만, 그보다도 우승 반지를 7개나 낀 삼성에 남아 오랫동안 즐겁게 뛰기로 했다.
그는 "마흔살 타자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시즌을 별렀고 27일 경기에서 팀의 대승을 주도하며 여전한 '박한이 파워'를 입증했다.
1할대 팀 타율과 9푼대 득점권 빈타로 허덕이던 삼성은 이날 한 경기로 벌떡 일어났다.
올 시즌 선발 대신 교체로 출전할 가능성이 커 타격 감각을 유지하는 게 관건이겠지만, 특유의 성실함으로 힘을 유지해 온 박한이는 삼성 공격에 다양한 선택지를 줄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박한이의 프로 데뷔 1년 전 태어난 NC 좌완 투수 김영규는 27일 kt wiz를 상대로 프로 데뷔전을 치러 첫 승리를 거뒀다.
그는 6이닝 동안 마운드를 지키며 안타 5개와 사4구 3개를 허용했지만, 1실점으로 버텨 프로 통산 첫 승리의 감격을 누렸다.
지난해 4월 왜소한 체격에 걸맞지 않은 시속 150㎞의 광속구를 앞세워 한화 이글스의 김진욱(19)이 2000년생 투수로 주목을 받았다.
김진욱과 지난해 프로에 입단한 동기 김영규는 1군 무대는커녕 퓨처스(2군)리그에서도 1패, 평균자책점 7.18에 그친 철저한 무명이었다.
그러다가 김영규의 제구에 관심을 보인 이동욱 감독의 눈에 들어 1군 진입 기회를 잡았다. 그는 야수 지석훈과 더불어 NC 스프링캠프 최우수선수로 뽑혔다.
여세를 몰아 김영규는 시범경기에서 두 차례 등판해 1승 1홀드, 평균자책점 1.69의 빼어난 성적을 올려 마침내 1군 무대에 섰다.
그는 당대 최고 포수 양의지의 리드로 kt 타선을 꽁꽁 묶어 스타 탄생을 알렸다.
불혹의 박한이와 아직 약관(20세)에 이르지 않은 김영규가 쓴 생애 최초의 기록은 이들에게 새로운 도전 좌표를 제시하는 이정표나 다름없다.
cany9900@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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