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견제 이은 정보수집 경계
(서울=연합뉴스) 김치연 기자 = 미국 안보 당국이 스파이 행위에 대한 우려를 이유로 데이트 애플리케이션(앱)을 운영하는 중국 업체에 매각 명령을 내렸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재무부 산하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가 '그라인더(Grindr)'를 소유하고 있는 중국 쿤룬에 앱을 매각하라고 지시했다.
그라인더는 동성, 양성애 남성들의 만남을 도와주는 소셜네트워킹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다.
CFIUS는 중국 기업이 소유한 그라인더 앱의 이용자 개인 정보를 중국 정부가 악용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민감한 개인 정보를 이용해 중국 그라인더를 사용하는 미국 관리나 기밀을 다루는 이들을 협박해 정보 등을 빼낼 수 있다는 것이다.
CFIUS는 중국의 소행으로 의심되는 2015년 연방 인사국(OPM) 자료 해킹 사건 이후 중국 정부의 개인 정보 이용에 대한 우려를 키워왔다.
쿤룬은 2016년 그라인더 지분 60%를 9천300만 달러에 사들인 후 2018년 1억5천200만 달러를 주고 나머지 지분을 모두 매입했다.
기업들은 통상 CFIUS의 결정을 따르는데, 만일 따르지 않으면 CFIUS는 집행을 위한 대통령 명령을 추진할 수 있다.
CFIUS의 이번 조치는 미국이 중국 기업에 대해 메모리칩과 무기 등 민감한 기술 거래만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 정보를 다루는 소셜미디어 그룹과 앱도 제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WSJ은 설명했다.
CFIUS의 이번 조치는 미국이 국가안보 우려를 이유로 5G 시장에서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기기를 사용하지 말라고 주변국에 촉구하는 것과 같은 선상에 있다.
지난해 중국 알리바바 자회사인 앤트 파이낸셜은 미국의 자금 이체 기업인 머니그램 인터내셔널을 인수하려 했으나 CFIUS의 승인을 받지 못해 실패했다.
2016년에도 CFIUS는 쿤룬이 포함된 중국 컨소시엄이 노르웨이 온라인 브라우저 기업인 오페라 소프트웨어를 인수하는 것을 막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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