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총독부 체신국 터, 82년 만에 서울 시민 품으로(종합)

조선총독부 체신국 터, 82년 만에 서울 시민 품으로(종합)
2015년 철거 국세청 별관 자리에 도시건축전시관 개관
박원순 "훼손된 역사성과 서울 경관 회복"


(서울=연합뉴스) 방현덕 기자 = 서울도시건축전시관의 지상층 '서울마루'에 오르자 서울시청을 중심으로 한 스카이라인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로마네스크 양식의 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에서 시작한 시선은 조선 시대의 덕수궁 돌담길, 일제강점기 지어진 서울도서관, 2012년 문을 연 서울시청 신청사로 이어졌다.
뒤로는 프레스센터 등 고층 빌딩이 막힘 없이 이어졌다. 전에는 없었던 시각적 경험이다. 김인제 서울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장은 "이곳에선 서울의 도시건축 자산을 한눈에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 체신국 청사 터가 82년 만에 서울 시민 품으로 되돌아왔다. 서울시는 2015년 철거한 옛 국세청 남대문 별관 자리에 '서울 도시건축전시관' 조성을 완료하고 28일 정식 개관했다.
전시관 부지는 고종의 후궁이자 영친왕의 생모인 헌황귀비의 사당 덕안궁이 있던 곳이다. 1937년 일제가 이 자리에 4층 높이 총독부 체신국을 지으면서 덕수궁-성공회성당-서울광장을 연결하는 경관축을 빼앗겼다.
서울시는 일제가 훼손한 세종대로 일대 역사성을 되살리기 위해 2015년 국세청 별관으로 쓰이던 이곳의 소유권을 확보해 건물을 철거했다. 이후 공모를 거쳐 '비움을 통한 원풍경 회복'이란 주제로 지상 1층·지하 3층 연면적 2천998㎡ 규모의 도시건물 전시관을 짓게 됐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개관식에서 "취임 직후 국세청 건물을 옮기고 공원 등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청와대 사랑채의 시유지와 이곳을 교환해 마침내 건물을 허물고 도시건축박물관을 짓게 됐다"고 했다.
박 시장은 "훼손된 대한제국의 역사성과 서울의 경관을 회복해 시민에게 돌려주게 됐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전시관은 지상을 1층만 짓고 옥상에 800㎡ 규모 광장인 '서울마루'를 조성한 게 특징이다. 이곳은 전시관 뒤편의 성당 주차장과 곧바로 연결된다. 서울마루에 서면 덕수궁 돌담길 기와가 유리 난간을 통해 나지막하게 보인다. 돌담길의 '선'을 살리려는 건축가의 의도다.
지하 3개 층은 국내 최초의 도시건축 전용 전시관으로 쓰인다. 유리를 통해 1층 도보에서도 지하 내부가 들여다보이도록 디자인했다. 이곳엔 현재 오스트리아 빈의 공공주거와 일본 대지진 당시 임시 건물 양식 등이 전시됐다.
29일부터는 캐나다, 싱가포르, 일본, 오스트리아 전문가가 참석하는 국제 콘퍼런스도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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