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근영중서 개최…"아픈 역사를 일본 선생님한테 들어 뜻 깊어"

(전주=연합뉴스) 정경재 기자 = 3·1 운동 100주년을 맞아 28일 전북 전주의 근영중학교에서 제19차 한일 공동 평화수업이 열렸다.
'대한민국 청소년 독립 선언서 만들기'를 주제로 한 수업에는 학생과 학부모, 교원 등 40여명이 참여했다.
교단에 선 조은경 근영중학교 수석 교사와 스즈키 히토시 전 일본 요코하마중학교 교원은 100년 전 항일 운동의 역사와 의미를 천천히 되짚었다.
조 교사는 "올해는 3·1 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 100주년, 안중근 의사의 서거 109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라며 "독립 선언서에 담긴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되새기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수업은 3·1 운동의 배경과 독립 선언서의 내용, 독립 운동가의 삶, 일제의 억압 등 항일 운동 역사를 전반적으로 다뤘다.
스즈키 히토시 전 교원은 독립 운동가 중에서도 안중근 의사의 동양평화 사상을 설명해 학생들의 눈과 귀를 집중시켰다.
그는 "안중근 의사의 의거와 사상을 공부하면서 큰 감명을 받았다"며 "식민지배를 한 일본을 미워하지 않고 동양의 평화와 인류공영을 생각했던 독립 운동가에게 미안함과 숙연한 마음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수업 도중 '청소년이 원하는 독립'을 발표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학생들은 지나친 학업 중심 문화와 소수자에 대한 차별·억압으로부터의 독립을 언급하며, 청소년이 바라보는 사회적 문제를 진지하게 토론했다.
수업에 참여한 이태은(16)양은 "우리 조상의 아픈 역사를 일본인 선생님에게 들을 수 있어서 더 새롭고 뜻깊었다"며 "앞으로도 한일 양국이 서로를 이해할 기회가 더 많이 있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조은경 교사와 스즈키 히토시 전 교원을 비롯한 한국과 일본의 교육자들은 2005년부터 동아시아의 평화와 우호, 올바른 역사교육을 목표로 양국을 오가며 한일 공동 평화수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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