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혈액암 표적화 유전자 치료기술 개발…난치성 혈액암 환자에 희망"
(강릉=연합뉴스) 이해용 기자 =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강릉분원 천연물연구소는 세계 최초로 혈액암 세포만 골라 죽이는 핵심 유전자 치료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28일 밝혔다.
KIST 강릉분원 천연물연구소 최기영 박사팀과 미국 MIT 암센터 폴라 하몬드 교수팀은 혈액암 세포의 사멸을 억제하고 항암제에 대한 내성을 유발해 치료를 어렵게 만드는 BCL2(B-cell lymphoma 2) 유전자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BCL2 유전자를 제어하기 위하여 RNA 간섭이라는 유전자 치료기술을 시도했지만, 혈액암 세포는 다른 고형암 세포와는 달리 혈류를 따라 순환하며 전이암을 만들기 때문에 기존 기술로는 유전자 치료제를 혈액암 세포 내부로 전달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에 연구팀은 혈액암 세포를 찾아가 세포 내부로 유전자 치료제를 전달할 수 있는 혈액암 표적화 유전자 나노복합체를 개발, 혈액암 세포 내 BCL2 유전자의 발현을 제어함으로써 혈액암 세포의 성장을 억제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이 사용한 유전자 나노복합체는 체내에서 면역반응을 일으키지 않고 쉽게 분해될 수 있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 사용을 승인받은 PLGA 고분자 나노입자 위에 천연물 유래의 천연고분자와 유전자 칵테일을 겹겹이 코팅해 만들어졌고, 나노복합체가 혈액암을 잘 찾아갈 수 있도록 표면에 혈액암 표적 물질을 도입했다.
연구팀은 혈액암 가운데 대표적인 악성종양인 비호치킨 림프종과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세포에 유전자 나노복합체를 처리해 BCL2 발현을 억제하고 세포를 사멸하는 효과를 확인했다.
비호치킨 림프종 동물모델에 유전자 나노복합체를 주사하였을 때는 림프종 세포의 증식이 현저하게 억제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독성이 심하고 쉽게 내성이 생기는 항암요법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혈액암 치료법으로써 유전자 치료의 활용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스(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최신호에 게재됐다.
dm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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