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어등산 관광지 수익성 개선에 초점…이번엔 성사되나

입력 2019-03-31 08:05  

광주 어등산 관광지 수익성 개선에 초점…이번엔 성사되나
3차 공모 진행 중, 레지던스 허용·상가 건폐율 완화 등 업체 봐주기 논란
포기한 호반건설 재응모 여부도 주목…공공성 보다 수익성에 방점 지적도


(광주=연합뉴스) 김재선 기자 = 광주시가 어등산 관광단지 조성사업 3차 공모에서 이전보다 민간사업자 수익성을 크게 개선한 것으로 나타나 사업 성사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지난 2차 공모 우선협상 대상자인 ㈜호반건설과 협상 과정에서 가장 큰 논란이 됐던 생활숙박시설(레지던스호텔)의 건립과 분양을 허용해 사업 성공에 목말라 수익성을 지나치게 보장한 것 아니냐는 논란도 일고 있다.
31일 광주시에 따르면 지난 22일부터 3개월간 어등산 관광단지 조성사업의 재개를 위해 3차 민간사업자 사업제안 공모를 추진 중이다.
이번에 광주시가 제시한 '어등산 관광단지 조성사업 민간사업자 사업제안 공모지침'을 보면 민간사업자의 수익성을 높이고 유원지 개발의 공공성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번 공모에서는 관광숙박시설 중 지난 2차 공모 당시 논란이 됐던 레지던스호텔 건립과 분양이 가능하도록 했다.
단, 독립적인 주거시설과 같이 운영되지 않아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민간사업자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관리하에 전문운영사가 공중위생관리법에 따라 레지던스 운영(숙박업 영업)을 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이는 지난 2차 공모에서 레지던스호텔을 분양하게 되면 부유층 고급 별장 형태의 아파트로 변질할 것을 우려한 여론이 거셌던 것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는 지난해 9월 호반건설을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하고 4개월간 협상을 진행했으나 레지던스호텔 운영 주체 등을 둘러싸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결국 무산됐다.
'레지던스'는 숙박용 호텔과 주거용 오피스텔이 합쳐진 개념으로 호텔식 서비스가 제공되는 주거시설을 가리킨다.
숙박업 용도인데도 일부에서 부유층이 분양을 받아 별장식으로 활용하는 '세컨드 하우스'로 변질하는 사례가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2차 공모 당시 제안서에 제시된 레지던스 1천500실 규모라면 동수와 높이 등이 어등산의 경관을 해치는 흉물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건이 대폭 개선된 만큼 2차 공모에서 포기했던 ㈜호반건설의 재응모 여부도 주목된다.
광주시는 레지던스호텔 이외에도 이번 공모에서 상가시설의 부지 건폐율을 기존 30%에서 80%로 완화해 민간사업자의 수익성을 크게 개선했다.
또 개발이익 사회환원 평가 부문에서도 민간사업자의 부담을 2차 공모 당시 100억원(50점 만점)에서 50억원(50점 만점)으로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건폐율 완화로 560억여원과 사회환원 부담 축소로 50억원 등 사업자는 약 610억여원의 수익성 개선 효과가 있을 것으로 광주시는 추산했다.
대신 광주시는 민간사업자의 수익성 강화를 보장하면서 공공성 확보 차원에서 특급호텔(5성급 이상) 150실 이상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했다.
또 전체 사업부지 41만7천531㎡ 가운데 휴양문화시설, 운동 오락시설, 공공편익시설 조성면적의 합이 50%가 넘는 21만㎡ 이상이어야 한다고 규정했다.
상가시설은 지역 중소상인 보호를 위해 기존과 같이 2만4천170㎡ 이하로 제한했다.
광주시가 이처럼 공공성 확보 방안을 제시했지만, 사업 성사를 위해 레지던스호텔 등 사업자의 수익성 부분이 지나치게 강화된 점은 앞으로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 관계자는 "레지던스호텔에 대한 일각의 우려가 있는 것을 알고 전문운영사가 운영해야 한다는 조항을 포함했다"며 "제안서 평가와 협약서 추진 과정에서도 과도한 계획이나 부정적인 부분을 제한해 우려를 씻을 수 있도록 꼼꼼하게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kjs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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