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장에 간 개·안녕! 외계인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 프록시마 켄타우리 = 프랑스 작가 클레르 카스티용의 청소년 소설.
사랑하는 소녀 니콜을 창문에서 바라보다가 6층 아래로 떨어져 전신 마비가 된 소년 윌코.
비록 몸은 움직이지 않지만, 상상 속에서 그는 누구보다 자유롭다.
언젠가 니콜에게 말을 걸 것을 다짐하며 그가 자기 아내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시작부터 주인공이 사고를 당하지만 소설은 적당한 유머와 재치를 섞어 이야기가 신파로 흐르지 않는다.
김주경 옮김. 씨드북. 160쪽. 1만2천원.
▲ 망나니 공주처럼 =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 2020년 한국 후보로 선정된 이금이의 동화책.
성역할 고정 관념에서 완전히 벗어난 새로운 공주 이야기를 탄생시켰다.
망나니 공주가 되지 않으려 언제나 모범을 보이는 앵두 공주.
그런데 아이들은 앵두보다 망나니 공주를 더 닮고 싶어한다.
작가가 짜놓은 탄탄한 구성을 바탕으로 망나니 공주의 숨겨진 전설이 밝혀지면서 앵두 공주가 변해가는 과정이 입체감 있게 펼쳐진다.
작품 속에서 공주는 드레스를 벗어 던지고 왕자를 구하는 씩씩한 인물로, 왕자는 바느질, 요리, 정원 가꾸기에 재능이 있는 것으로 등장한다.
작가는 성에 대한 고정 관념 없이 자기가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하는 등장인물의 모습을 보여줘 아이들에게 진정한 '자기다움'을 생각해보게 한다.
고정순 그림. 사계절. 88쪽. 9천원.
▲ 닭장에 간 개 = 출판계에서 오래 몸담은 팔봉의 첫 동화.
내 옆에 늘 있는 소중한 친구와 가족에 대해 새삼 깨닫게 해주는 동화다.
진돗개 하트는 날마다 만나는 쿨을 못마땅하게 여기고 구박하기 바쁘다.
하지만 쿨이 다른 집으로 가버리자 곧 그리움에 이리저리 떠돌다 이웃집 닭장으로 뛰어든다.
혼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음에 무기력함을 느낀 하트는 주위 동물들에게 서서히 다가가며 다정한 마음과 사랑을 어렴풋이 깨닫는다.
언제나 내 옆에 있어서 고마움을 모르는 이들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라는 교훈을 담고 있다.
예림당. 60쪽. 1만원.
▲ 안녕! 외계인 = 2015년 볼로냐 도서전에서 라가치상 등을 받은 박연철 작가의 새 그림책.
지구별에 놀러 온 괴상하게 생긴 외계인이 친구를 찾아 나서는 이야기를 담았다.
모두가 바쁘다면서 외계인을 상대해주지 않지만, 외계인은 결국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는 여자아이를 만나 친구가 된다.
작가는 '한글'이라는 문자, 실제 사물을 바탕으로 둔 현실적인 소품 사진, 그리고 작가 특유의 개성이 묻어나는 기법을 이용해 독특한 외계인 이야기 한 편을 완성했다.
이번 책은 문자와 사진과 그림이 결합해 이미지가 확장되고 상상력과 관찰력이 돋보인다.
문자와 그림, 사진 모두를 이미지로 이해해 문자가 그림이 되고, 사진이 그림이 되는 재밌는 타이포그래피 그림책이다.
시공주니어. 48쪽. 1만3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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