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썬 탄생' 전원산업이 주도…이사가 회장에 보고해 승낙

입력 2019-03-29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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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썬 탄생' 전원산업이 주도…이사가 회장에 보고해 승낙
버닝썬 공동대표 맡아…유학생 귀국 '대목' 앞두고 서둘러 개업
"인테리어·법인 설립 등 동시다발로 속전속결 진행"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마약과 폭행 등 각종 범죄로 경찰 수사를 받는 서울 강남의 클럽 버닝썬은 전원산업이 주도해 만든 것으로 파악됐다.
전원산업 전 등기이사이자 버닝썬 공동대표를 지낸 이모씨가 전원산업 최고 경영자에게 버닝썬 설립 추진을 보고하고 승낙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버닝썬의 수상한 자금흐름을 포착한 경찰이 버닝썬의 설립과 운영 등 실체 전반에 다가설지 관심이 집중된다.
29일 버닝썬 운영 등을 잘 아는 관계자 등에 따르면 2017년 1월 전원산업이 운영했던 리츠칼튼 호텔은 호텔 브랜드를 르메르디앙으로 바꾸고 개관 준비에 들어갔다.
이후 전원산업은 1천억대 공사비를 들여 대대적인 리모델링 공사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호텔 지하 1층의 연회공간을 어떻게 활용할지가 논란이 됐다고 한다.
호텔 내부적으로는 '놀리는 공간'으로 놔두느니 적당한 활용 방안을 마련하자는 논의가 오갔고, 이 과정에서 이 대표가 클럽을 추진하는 게 어떠냐는 아이디어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구상은 전원산업 이 모 회장에게 보고됐고, 이 회장은 이 대표의 아이디어를 '승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범죄의 온상'이 된 버닝썬이 탄생하게 된 순간이다. 버닝썬 설립 추진은 그해 가을 무렵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 대표는 지인을 통해 또 다른 공동대표를 맡게 될 이문호씨를 소개받았고, 각각 클럽 관리와 영업을 하는 것으로 역할 분담을 했다. 준비 단계에서는 빅뱅의 승리(본명 이승현·29)가 투자자이자 클럽을 외부에 알리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승리는 버닝썬 초기 운영자금 24억5천만원 중 2억2천500만원을 부담했다. 나머지는 전원산업이 12억2천500만원, 승리의 해외투자자로 불리는 대만의 '린 사모'가 10억원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클럽 준비 과정에서는 법인형태의 버닝선엔터테인먼트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한 관계자는 "클럽 설립 속도가 굉장히 빨랐던 것으로 안다. 겨울 방학이면 (잠재 고객인) 해외로 나간 유학생들이 대거 국내로 들어오기 때문"이라며 "버닝썬 법인 등기와 내부 공사, 임대료 책정 등이 동시에 이뤄졌다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1968년 설립한 전원산업은 경기 양주에 있는 골프장인 레이크우드CC, 서울 강남의 르메르디앙 호텔을 보유하고 있다. 버닝썬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자 등기이사이자 버닝썬 공동대표였던 이씨는 이사직을 내려놓는다.
이 때문에 전원산업이 버닝썬과 고리 역할을 했던 이씨를 내보내 꼬리 자르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말이 전원산업 안팎에서 나왔다.
전원산업 이 회장은 이 대표로부터 매일 버닝썬의 매출보고를 받은 것으로도 연합뉴스 취재결과 확인된 바 있다.
전원산업은 서울 강남의 시세에 비해 터무니없는 헐값으로 버닝썬에 호텔 지하 1층 영업공간을 임대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버닝썬은 월 임대료 1천600여만원을 내는 조건으로 2018년 2월부터 5년간 르메르디앙 호텔과 임대차계약을 맺었다.
서울 강남에서 지하철역과 대로를 낀 르메르디앙 호텔의 입지, 버닝썬이 유흥업소라는 점 등을 고려하면 호텔 주변 부동산 업계에서는 월 임대료가 4천만원까지도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kih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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