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대법원서 유죄 확정" 이유 들어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태국군부가 현 군부 정권과 대척점에 서 있는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에 대해 사관학교 동문 상(賞)을 박탈했다.
군과 경찰 수뇌부는 28일 오후 방콕 시내 군부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예비사관학교 동문 이사회가 탁신의 이름을 사관학교 명예의 전당에서 떼고, 동문 자격으로 수여됐던 상도 박탈하기로 했다는 언론 보도를 확인했다고 일간 방콕포스트가 전했다.
탁신은 예비사관학교를 지난 1968년 졸업했고, 경제 발전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아 1991년에 동문 이사회로부터 공로상을 받았다.
이사회의 한 소식통은 신문에 이번 결정은 탁신 전 총리가 지난 2000년 대법원에 의해 유죄 판결을 받은 데 따른 것이라며 정치적 의도는 없음을 주장했다.
탁신 전 총리는 2006년 쿠데타로 실각한 뒤 2008년 부패 혐의 재판을 앞두고 해외로 도피했고, 태국 대법원은 궐석재판에서 징역 2년 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유죄 선고가 10년 전 일이라는 점에서 이번 조치는 최근 총선을 전후로 탁신 전 총리가 군부 정권을 강하게 비판한 것과 관련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군경 수뇌부는 총선 이후 정국에 대한 입장과 관련, 국왕의 지침에 따라 '좋은 사람들'에 의한 정부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마하 와찌랄롱꼰 국왕은 총선 전날 칙령을 통해 국민들에게 총선에서 "좋은 사람들"(good people)에게 투표할 것을 촉구했다.
AFP는 좋은 사람들을 뜻하는 태국어(khon dee)는 으레 왕당파나 기득권층 정치인들에게 따라붙는다고 설명한 바 있다.
sout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