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대변인 해명…"소수 인원에는 반지 입맞춤 흔쾌히 허용"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25일 이탈리아 동부 로레토 성지 방문 당시 신자들이 자신에게 다가와 반지에 입을 맞추려 할 때마다 손을 재빨리 뒤로 빼는 동작을 담은 영상이 공개돼 비판이 일자 교황청이 공식 해명에 나섰다.
알레산드로 지소티 교황청 공보실 대변인은 28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 행동이 '위생'이라는 매우 단순한 이유 때문이라고 말씀하셨다"며 "(교황을 만나고자 하는)신자들의 줄이 길 때 교황은 사람들 사이로 세균이 번지는 위험을 피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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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은 로레토에서 100명이 넘는 신자들이 긴 줄에서 차례를 기다리다 자신에게 다가와 반지에 입을 맞추려 할 때마다 반지를 낀 오른손을 빠르게 뒤로 빼는 동작을 반복했고, 이에 보수 가톨릭계는 "전통을 무시한 행위"라고 비난했다.
보수파의 일부 인사들은 교황이 이런 의식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사퇴해야 한다고까지 주장했다.
교황청은 교황의 당시 행동이 미국의 심야 토크쇼의 소재로까지 이용되는 등 논란이 확산할 조짐을 보이자, 적극적으로 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지소티 대변인은 "프란치스코 교황은 소규모 인원이나 개인들을 만날 때 이뤄지는 반지 입맞춤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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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지난 27일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진행된 수요 일반알현에서는 60년 동안 아프리카에서 빈민들을 위해 봉사한 85세의 이탈리아 수녀 겸 산파인 마리아 콘체타 에수가 교황에게 그동안의 공로를 인정받는 메달을 받은 뒤 고개를 숙이고 교황의 반지에 입맞춤을 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즉위 이래 가톨릭의 교조적 윤리보다는 자비를 더 중시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 가톨릭 내 보수파들의 공격을 끊임없이 받아왔다.
하지만, 보수파들이 환호하는 은퇴한 전임 교황인 베네딕토 16세 역시 반지를 낀 자신의 손에 많은 사람들이 입을 맞추는 것은 좋아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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