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주주권도 운용사에 위탁 필요…최후과제는 국민연금 지배구조 개선"
(서울=연합뉴스) 정수연 기자 =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29일 "대한항공[003490] 주주총회는 시장참여자와 사회의 인식을 바꾼 이정표"라면서 "기업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명료해졌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공정거래 4개 기관 조찬 강연에서 "경영권 승계 등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는 주총 안건은 주주, 시장, 사회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인식이 생겼다"며 이같이 밝혔다.
국민연금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대한항공 경영권을 박탈한 것을 두고 특별결의사항에 해당하는 경우 과거와 달리 합리적인 안건이 아니면 주총서 동의를 얻기 어려워졌다고 평가했다.
특별결의사항이란 참석 주주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안건으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선임이 이에 속한다.
그는 "국민연금, 헤지펀드가 이런 인식을 갖고 활동하는 시장이 됐다. 시장참여자들의 인식과 행동이 바뀌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재벌개혁은 공정거래법만으로 하는 게 아니다. 주총 등도 함께 작동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며 한국은 이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김 위원장의 강연은 '2019년 공정거래정책 방향'을 주제로 진행됐고 학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김 위원장은 국민연금이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지적에 대해선 "자산운용사에 주주권 행사도 위탁하면 된다. 대신 운용사도 스튜어드십 코드를 실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국민연금은 보유 주식의 절반을 위탁하면서도 주주권 행사는 자산운용사에 맡기지 않는다"면서 "운용을 위탁하면 주주권 행사도 위탁하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대신 자산운용사도 스튜어드십 코드를 채택·실행하며 그에 맞는 지침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기업 지배구조 개편에 관한 최후의 과제로는 국민연금 개편을 꼽았다.
그는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행사하며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하면, 남은 국민연금은 누가 감시하는가에 대한 문제가 남는다"며 "국민연금 지배구조까지 개선될 때 우리 모두를 위한 지배구조 개선이 이뤄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공정거래위원회 업무추진 계획의 일환으로 갑을문제 개선, 재벌개혁, 경쟁촉진 및 소비자 보호를 설명했다.
js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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